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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 장애 확진자엔 "지원 없다"…치료센터 갔지만

<앵커>

병상 부족 문제는 중증 장애인 확진자에게는 더 심각한 이야기입니다. 혼자서는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한 한 중증 장애인이 코로나에 감염됐는데, 병상이 없어서 사흘 동안 홀로 집에서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오늘(18일) 생활치료센터에 갔는데 그곳 역시 중증 장애인이 머물 수 없는 환경이라서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이 소식은, 정성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근육장애가 있는 정영만 씨는 그제 오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24시간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아야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 씨는 병상이 없어 바로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사흘간 홀로 지냈습니다.

보건당국에 도움을 청했지만 방법이 없다는 답변뿐이었습니다.

[정영만/중증 장애인 확진자 : (긴급돌봄 지원을) 음성 판정을 받고 2주간 자가격리 들어가는 장애인에 한해서만 한다고 하더라고요. 전혀 파견을 못 받는 상황인 거죠. 보건소에서도 처음에는 자기네들도 방법이 없다….]

돌봐줄 가족이 확진된 경우나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되지 않는 한 장애인에 대한 돌봄 지원은 없습니다.

병상이 부족해 바로 입원하지 못하는 위기 상황에서 장애인 확진자에 대한 구체적 지침이 없는 것입니다.

결국 정 씨의 부인이 방역복을 입고 남편을 돌봤습니다.

[정영만 씨 아내 : 바로 옆에 사람이 없으니까 활동보조인도 갔고 근로지원인도 집에 가버렸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보건소 들려서 보호복을 받아와서….]

병상 배정은 산 넘어 산입니다.

정 씨처럼 당뇨병을 앓는 고위험군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의료진이 중증 장애인의 활동 보조를 해주는 것에 대해 난색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정영만/중증 장애인 확진자 : (방역당국에서) 우리는 신체적인 보조서비스는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제 만약 오시면 기저귀 차고서 기저귀로 신변 처리하시는 것밖에는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라고….]

우여곡절 끝에 확진 사흘 만인 오늘 아내와 함께 생활치료센터로 갔지만, 휠체어조차 탈 수 없는 곳이라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정영만/중증 장애인 확진자 :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은 전혀 있을 수 없는 공간입니다. 다 계단인 거예요, 엘리베이터가 없이. 너무 다소 황당하고 좀 이건 어이없는 상황인 거죠. 어처구니없는 상황인 거죠.]

방역당국은 증상과 기저질환에 따라 중증도를 나누는데, 병상을 실제로 배정하는 지자체와 충분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맞춤형 치료 지원체계가 충분치 않음을 인정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선수, VJ : 오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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