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오늘부터는 '공동'인증서…연말정산 땐?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 기자, 공인인증서가 도입 21년 만에 오늘(10일)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요?

<기자>

네, 전자 거래를 하고 있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공인인증서, 오늘 정식 폐지됩니다.

공인인증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일종의 전자 인감도장 같은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금까지 써오신 공인인증서는 앞으로도 아무 변화 없이, 내가 무엇을 더 해야 할 것 전혀 없이 그냥 쓰던 대로 쓰시면 됩니다.

다만 공인인증서에서 '공인'이라는 수식은 오늘부터 떨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지금까지의 공인인증서는 나라가 인정하는 하나뿐인 지위를 가진 인증서가 아닙니다.

공인인증서는 정확히는 금융결제원을 비롯한 6개 기관이 발급해온 전자인증서를 뜻합니다.

1년에 한 번씩 갱신해야 하고, 또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깔아서 보안을 유지하는 방식의 인증입니다.

이 특정한 인증 방식이 오늘부터는 최근 몇 년간 점점 더 확산돼 온 여러 가지 전자서명 방식들 중에 평범한 하나로 취급받게 되는 것입니다.

이 인증서에는 앞으로 '공동인증서'라는 이름이 붙게 되고요, 쓰던 곳들은 계속 쓰는 곳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지금까지와 같은 방법으로 갱신하거나 재발급받을 수도 있습니다.

<앵커>

이미 모바일뱅킹이나 각종 앱들에서 본인 확인할 때 이 공인인증서 안 쓰는 경우가 꽤 있어왔잖아요?

<기자>

네, 기존에 민간에서 개발된 전자인증서들, 말하자면 온라인에서 '나'라고 본인 확인 서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여러 가지 전자서명 서비스들이 이미 공인인증서보다도 더 자주 쓰이고 있기는 합니다.

통신사들이 내놓은 본인 확인 앱, 패스나 페이코, 네이버, 카카오페이 인증 같은 다양한 전자서명들이 속속 출시돼서 곳곳에서 공인인증서를 대체해왔습니다.

요즘 온라인에서 본인 인증할 일이 있을 때는 지금 말씀드린 전자서명들을 여러 개 갖춰놓고 이 중에 제일 좋아하는 것으로 인증해달라, 선택지까지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존에 공인인증서를 발급하던 6개 기관 중의 하나인 금융결제원은 금융인증 서비스라는 앞으로도 은행권에서 두루 사용하기로 한 새 전자서명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은행들이 이 서비스를 쓰기로 선택한 것이지, 과거의 공인인증서처럼 금융결제원 것을 꼭 써야 한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사실 온라인에서 서명할 일이 있을 때 공인인증서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법도 이미 6년 전에 사라진 상태입니다.

단, 공인인증서라는 나라가 인정한 온라인 인감이라는 독점적인 지위가 남아있다 보니까 관공서들이 다른 전자서명은 도입하기를 꺼려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아직도 국세청 연말정산 미리 보기 서비스 요새 많이 이용하시죠. 이것을 이용하거나, 정부24 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주민등록등본 1장을 떼려 해도 공인인증서가 있어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공인이 더 이상 없으니까 정부 부처나 기관들도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은 전자서명 서비스를 선택해서 쓸 여지가 커지는 것입니다.

당장 국세청 내년 초의 연말정산부터 본인 인증 방법을 기존의 공인인증서 말고도 좀 더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어떤 서비스들이 선택받게 될지 이것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습니다.

<앵커>

그런데 권 기자, 보안프로그램 까는 것이 사실 굉장히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기는 한데, 그만큼 안전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그래서 그것이 없어지면 좀 불안해하실 분도 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충분히 불안하실 수 있겠는데요, 사실 공인인증서가 제일 보안에 훌륭하다,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힘듭니다.

공인인증서는 21년 전에 도입 당시에는 최첨단 인증이었지만요, 지난 20년 동안 더 편리하고 보안도 더 뛰어난 다양한 인증기술들이 당연히 개발돼 왔습니다.

앞으로도 더욱 개발될 여지가 있습니다.

사실 우리가 아는 공인인증서 보안의 핵심은 그 보안을 하기 위한 수고를 이용자들에게 전가한다는 것입니다.

이용자가 인증서를 정기적으로 갱신하고, 프로그램도 이것저것 깔아야 그 보안 수준이 계속 유지되는 것입니다.

앞으로는 보안도 더 잘 되면서 쓰는 사람은 그것보다 훨씬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인증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또 개발하는 곳들이 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입니다.

당장 요새 은행 앱들 보통 여러 개 쓰시는데요, 어느 은행이 더 편하더라, 오픈뱅킹을 어느 은행 앱으로 주로 하게 되더라, 이런 이야기들 요새 합니다.

각각의 보안과 인증 능력이 중요한 경쟁력 중에 하나인 것입니다.

이용자는 그냥 편하게 쓰게 하되 보안 수준과 사고 방지에 대한 책임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쪽에서 확실히 짊어져라, 이것이 공인을 없애고 전자서명들 사이에 평등한 경쟁의 기회를 도입한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이 취지는 전자서명 서비스에 만약에 문제가 있어서 금융사고 같은 전자 거래사고가 발생할 경우에 서비스 제공자가 확실히 배상하게 하는 장치까지 좀 더 도입돼야 비로소 제대로 충분히 작동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권 기자, 마지막으로 헷갈리실 분들을 위해서 다시 한번 확인하면 공인인증서 계속 쓰던 분들은 쓸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이죠?

<기자>

네, 똑같이 쓸 수 있습니다. 이름만 바뀝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