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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 속 15층까지 올린 '사다리차 의인'…3명 구했다

의인은 외려 "더 못 구해드려서 너무 죄송"

<앵커>

어제(1일) 불이 다른 아파트로도 더 번질 수 있었던 그 긴박한 순간에 어린이와 주민을 구해냈던 사람이 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민간 사다리차 운전자가 사다리를 올려서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았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길게 뻗은 사다리가 연기를 뚫고 불이 난 아파트 15층에 다다릅니다.

무언가 싣고 내려온 짐칸에는,

[아파트 주민 : 아이고 사람 있네. 얼마나 불안했을까.]

어린이 2명이 있었습니다.

사다리차로 주민을 구한 사람은 한상훈 씨.

불이 난 12층 인테리어 작업 현장에 창틀과 방충망 등을 사다리로 올려주기 위해 대기하던 상황이었습니다.

[한상훈/청년사다리차 대표 : 네 번째 폭발 정도가 났을 때, 사다리차도 걱정돼서 황급히 접고 있었어요.]

그때 들렸던 다급한 도움 요청,

[한상훈/청년사다리차 대표 : 베란다 쪽으로 손 흔들면서 여기 사람 있다고… 구할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으니까.]

연기를 뚫고 불이 난 아파트 15층에 다다른 사다리

다시 사다리를 올렸고, 베란다 쪽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20대 여성 1명을 구조했습니다.

그때 15층 창 밖으로 도움을 요청하는 또 다른 손이 보였습니다.

최대 14층 높이까지만 올릴 수 있는 사다리차였지만, 제한장치를 풀어 무작정 손이 보였던 15층으로 사다리를 올렸습니다.

[한상훈/청년사다리차 대표 : (짐칸) 밑에 보면 완전 비치거든요. 실루엣이 보이는 거예요. 타는 실루엣이.]

짐칸에는 어린이 2명이 타고 있었습니다.

[한상훈/청년사다리차 대표 : 다행이다, 있었구나. 다행이다.]

한상훈 청년사다리차 대표

12층에서 구조된 여성의 부모는 한 씨를 찾아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구조된 12층 여성 부모 : 진짜 고마워요. 덕분에 우리 애 살았어요. 잊지 않을게요, 고마워요.]

경찰은 한 씨에 대해 감사장 수여를 검토하고 있는데, 정작 한 씨는 더 구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한상훈/청년사다리차 대표 : 창 밖으로 손짓만 하셨으면, 충분히 구할 수 있었는데 못 구해드려서 너무 죄송하더라고요.]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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