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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조현아 연합' 이기면, 아시아나는 어떻게?

<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함께합니다. 권 기자, 오늘(1일) 대한항공이랑 아시아나의 통합 여부를 결정지을 법원의 중요한 결정이 하나 나온다고요?

<기자>

네.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의 조원태 회장이 계획한 대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해 가는 절차가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냐, 아니면 첫 단계에 제동이 걸려서 인수가 무산될 수 있을 것이냐, 그 여부가 오늘 결정될 걸로 보입니다.

왜 오늘이 그날인지 간략하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 계획을 좀 살펴봐야 하는데요, 아시아나항공을 처음 인수하려던 HDC현대산업개발이 계약금 조의 돈까지 2천500억 원을 걸어놨다가 결국 포기한 게 이번 가을입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규모나 경영 상태가 계약금 걸었을 때 판단했던 것보다 더 어려운 같다는 게 사실상의 무산 이유였습니다.

아시아나항공에 돈을 많이 빌려준 상태인 국책은행 산업은행이 대신 선택한 건 같은 항공업을 하는 대한항공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측도 "좋다. 우리가 인수하겠다"고 응합니다. 그런데 서로 합의한 인수조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에 돈을 바로 빌려주는 게 아니라 대한항공의 지주회사인 한진칼에 8천억 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돕겠다는 게 이번 인수 계획의 핵심이고요. 거기에 대해서 반대 목소리들이 나오기 시작한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 산업은행의 투자를 경영권 분쟁 과정에 있는 조원태 회장 편을 들어주는 거다. 이런 류의 주장, 의심을 하고 있는 거죠?

<기자>

네. 대한항공의 지배권을 갖고 있는 한진칼이 경영권 분쟁 중에 있는 회사라는 게 문제입니다.

산업은행은 한진칼에 8천억 원을 넣으면서 한진칼의 주주가 되고요, 한진칼은 이 돈으로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돈 2조 5천억 원을 만드는 데 참여한다, 그렇게 해서 대한항공이 아사아나항공의 최대 주주가 된다는 계획인데요, 이때 한진칼의 주주 지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경영권을 가진 조원태 회장은 이른바 3자연합보다 한진칼의 지분이 사실 적습니다. 조원태 회장과 지분경쟁에 나선 누나 조현아 전 부사장과 행동주의 펀드 KCGI, 그리고 반도건설이 그 3자연합인데요, 이들의 한진칼 지분이 47% 가까이 되는 겁니다. 반면에 조원태 회장 측 지분은 지금 41%가 좀 넘습니다.

그런데 산업은행이 지금 제시한 돈을 가지고 한진칼로 들어온다, 그러면 산업은행이 단숨에 11% 가까이 지분을 갖게 되면서 3자연합의 지분은 40%, 조원태 회장 측은 33% 수준으로 낮아집니다.

산업은행은 이번 인수를 같이 추진하고 있는 조원태 회장 편이 될 거다, 그래서 결국 조 회장 측이 다시 한진칼의 최대 지분을 확보하면서 경영권을 지키게 될 거다, 조 회장은 이대로는 넘어가게 생긴 경영권을 지킬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다른 기업들은 부담스러워하는 아시아나 인수에 나서는 데 찬성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거죠.

이렇게 판단한 3자연합 측은 법원에 이 인수과정을 막아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낸 상태입니다. 정확히는 한진칼이 내일, 2일까지 산업은행에 새 주식을 발행해 주고 산업은행 돈을 받기로 했는데요, 이걸 금지해 달라는 신청을 냈습니다.

법원도 물론 이 스케줄을 알고 있습니다. 법원도 내일, 2일 전에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오늘은 판결이 나와야 합니다.

<앵커>

만약에 오늘 법원이 방금 말씀하신 3자연합 쪽 손을 들어주면 지금 산업은행이랑 한진칼이 짰던 인수 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거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산업은행이 짜온 이 인수 계획이 정말로 적정한가, 다른 더 좋은 방식은 없냐는 게 법원이 중점적으로 보겠다고 한 부분입니다.

3자연합은 산업은행이 정말로 조 회장 편이 아니라면 다른 인수 방식도 있다, 조 회장만이 한진칼의 주주가 아닌데 다른 주주들을 배제하고 이런 결정을 해도 되는 거냐, 위법적인 데가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이를테면 한진칼의 주주가 되는 게 아니라 그냥 대출을 해 준다든가 이런 식으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가 합칠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반면에 산업은행은 산업은행이 스스로 한진칼의 지분을 좀 가져야 이 인수 후의 경영이 잘 되는지 감시할 수 있고, 조원태 회장은 정말 성과를 내지 못하면 퇴진하기로까지 약속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대한항공보다 한진칼에 돈을 넣어야 자회사들 문제 같은 것까지 다 잘 해결할 수 있다, 즉 지금의 인수 계획이 최선의 방식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법원이 만약에 산업은행 쪽의 입장이 타당하다고 여기면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항공 인수는 내일 기존 일정대로 첫 단계를 넘게 될 겁니다.

오늘 그야말로 이 상황을 가름할 대형 결정이 나오게 될 텐데 법원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업계와 양대 항공사 직원들의 모든 이목이 쏠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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