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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잘못 보낸 문자로 시작된 특별한 인연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이 이번 주로 다가온 가운데 애리조나에 사는 한 할머니의 사연이 화제입니다.

우리 추석처럼 가족끼리 모여서 밥을 먹는 게 전통인데, 백인인 완다 할머니네 집에 흑인 손자가 찾아왔습니다.

이들의 인연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할머니가 자신의 친손자·손녀에게 추수감사절 저녁 식사 초대 문자를 보낸다는 게 자말이라는 이름의 이 흑인 남성에게 잘못 간 것입니다.

당시 18살이던 자말은 잘못 보낸 할머니의 문자에 자신은 손자가 아니지만 같이 저녁을 먹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고, 완다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특별한 인연이 시작된 것입니다.

할머니·할아버지와 자말은 이후 5년간 한 해도 빠지지 않고 추수감사절마다 만나 진짜 가족처럼 식사를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추수감사절 저녁 식탁에는 할아버지가 없습니다.

지난 3월 코로나로 숨을 거둔 것입니다.

[완다 할머니 : 남편이 눈을 감는데 5분밖에 안 걸렸어요. 죄송합니다.]

할아버지 없이 맞이하는 첫 번째 추수감사절에 할머니는 망연자실했지만, 자말과 그의 여자친구가 할머니에게 든든한 위로가 되어 주었습니다.

[자말 :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인사드리고 싶어요. 당신의 가정에 양팔 벌려 우리를 받아줘서 고맙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다만, 미국 정부가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추수감사절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어서 할머니와 자말은 올해는 인구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미리 만나 이른 추수감사절을 기념했습니다.

[완다 할머니 : 올해 추수감사절은 이전 어떤 때와도 다른 추수감사절이에요.]

비록 할아버지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완다 할머니는 친손자와 손녀, 그리고 잘못 간 문자 한 통으로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된 자말 가족과 함께 올해도 든든한 추수감사절을 보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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