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판사 vs 야당 검사…후보 서로 거부하면?

<앵커>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장, 즉 공수처장 후보자 11명이 오늘(10일) 공개됐습니다. 여당은 판사 출신들을 추천한 반면 야당은 검사 출신으로 명단을 채웠습니다. 그 가운데 최종 후보 2명을 결정해서 대통령에게 추천하게 되는데 그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백운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오늘 공개된 초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자들은 법원행정처 1명, 법무부 1명, 대한변호사협회 3명, 여당 몫 추천위원 2명, 야당 몫 추천위원이 4명을 추천해 모두 11명입니다.

경력을 보면 판사 출신이 4명, 검사 출신이 7명입니다.

특이한 점은 민주당 측은 검사 출신을 배제하고 전부 판사로, 국민의힘 측은 전부 특수부 수사 경험 있는 검사 출신으로 후보자를 채웠다는 겁니다.

검찰 고위직도 수사 대상인만큼 검찰 색이 강하면 안 된다는 민주당과 정관계나 재계를 수사해 본 검사 출신이 수장을 맡아야 한단 국민의힘, 양측 생각의 차이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현행법상 추천위원 7명 가운데 2명 이상이 반대하면 최종 후보가 될 수 없습니다.

여당과 야당 측 추천위원이 각각 2명이라 여야 모두 거부권이 있는 셈이죠.

그래서 여당이 꺼리는 야당 추천 후보자나 야당이 동의하기 어려운 여당이나 법무부 추천 후보자보다는 법원이나 대한변협이 추천한 이 4명 가운데서 대통령에게 최종적으로 올릴 후보 2명이 낙점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 아니냐,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여야의 신경전은 오늘 당장 불붙었습니다.

"공수처는 괴물기관"이라고 했던 야당 측 석동현 후보자 때문입니다.

[신영대/민주당 대변인 : 공수처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으로 후보자를 추천한 것이 '일을 안 되게' 하려는 의도는 아닌지 의심스럽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공수처 문제 있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을 넣은 게 더 문제지.]

여당은 야당 측 거부권으로 후보 추천에 난항을 겪으면 아예 법을 고쳐 거부권을 무력화하겠다고 으름장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여당은 야당을 배제한 추천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야당은 수용하기 어려운 인사가 공수처장이 되는 상황을 맞닥뜨릴 수 있는 만큼 당분간은 그래도 양측의 협상에 무게가 실릴 전망입니다.

이런 가운데 야당 측이 추천한 손기호 변호사가 사퇴할 뜻을 밝혀 실제 심사대상은 10명이 될 전망입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하 륭, 영상편집 : 최혜영, CG : 서승현·박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