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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물을 '탁' 뱉더니 "살아났다"…8살·6살 남매 구한 의인들

"아! 살아났다! 살아났다!"

지난달 13일 낮 1시쯤, 제주도 표선해수욕장을 찾은 8살 누나와 6살 남동생 남매는 순식간에 조류에 휩쓸려 깊은 물에 빠졌습니다. 아이들 무릎 높이에서 놀던 남매는 썰물에 밀려 수심이 갑자기 깊어지는 곳까지 달했습니다. 

업무 차 제주를 찾았던 박경수 씨가 다급한 아이 어머니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그때였습니다. 아이가 물에 빠졌다는 외침에 박 씨는 "생각할 여유도 없이 옷을 벗고 들어가게 되었다"며 50m 가량을 헤엄쳐 아이를 향해 다가갔습니다. 

구명 장비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든 박 씨는 깊은 수심과 센 물살에 크게 놀랐습니다. 그는 "물을 많이 마시고 (8살 누나인) 여자 아이를 막 밀어내면서 나오는데도 힘에 많이 부쳤다. 물살이 세서 이러다 나도 죽는가 보다 생각했다"라고 떠올렸습니다. 

박 씨가 8살 누나를 뭍으로 구조하는 동안 6살 남동생은 저 멀리 안전선까지 떠내려갔습니다. 인근에 있던 임주현(48) 씨와 강철우(57) 씨가 곧이어 바다로 뛰어들었고 의식을 잃은 6살 남동생을 구조했습니다. 

6살 남동생은 당시 의식을 잃은 상태로 임 씨가 가슴압박을 하며 심폐소생술을 이어갔고, 강 씨는 아이의 다리를 주무르며 응급조치를 해 소중한 어린이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사고 현장을 멀리서 촬영한 시민의 영상에는 "살아났다!"며 환호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 당시 급박했던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경수, 임주현, 강철우 세 사람의 용기 있는 대처로 아이들은 무사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몸 상태가 나아져 퇴원했습니다. 

박 씨는 SBS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아이들에게 전할 말이 없냐는 질문에 "다른 게 있겠습니까. 부모님 말 잘 듣고 남을 위해서 봉사하고 착하게 컸으면 한다. 건강해져서"라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올해 119 의인상 수상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소방청은 재난·사고 현장 등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사람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데 헌신한 국민을 선정해 119 의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특히 9월 25일까지 표선해수욕장 안전관리요원으로 근무했던 임 씨는 2016년 8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여고생 1명을 구한 적이 있습니다. 

박 씨도 2008년에 부산의 해수욕장에서 여중생 1명을, 2014년에는 경남 밀양의 계곡에서 남중생 2명을 구한 이력이 있다고 소방청은 전했습니다. 
소방청은 바다에 빠진 학생과 어린이들을 구한 시민 4명에게 119의인상을 수여한다고 9일 밝혔다. 왼쪽부터 수상자 차길환(62), 임주현(48), 강철우(57), 박경수(47)씨. (사진=연합뉴스)
올해 119 의인상은 전남 진도군 솔비치리조트 앞 바닷가에서 10대 남학생 3명과 어머니를 구한 차길환(62) 씨도 받게 됐습니다.

당시 사고 현장을 발견한 차 씨는 즉시 119에 신고한 뒤 근처에 있던 밧줄을 던져 14세와 12세 남학생 2명을 먼저 구했습니다. 이후 자신의 몸에 다른 밧줄을 묶고 지인들에게 붙잡으라고 한 뒤 바다로 60m가량 헤엄쳐 들어가 학생의 어머니와 13세 남학생도 구조했습니다. 

(구성 : 신정은, 편집 : 이홍명, 화면제공 : 소방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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