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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ℓ 배낭 메고 2㎞…산불감시원 체력시험서 70대 숨져

<앵커>

산불감시원을 뽑는 체력시험을 치르다가 한 70대 남성이 쓰러져 숨졌습니다. 15ℓ의 물을 담은 배낭을 메고 언덕길 2㎞를 왕복하는 시험이었는데, 지원자들 나이를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송성준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창원시 북면 야산 중턱에 놓인 도로입니다.

경사가 15도가 넘을 정도로 가파른데, 어제(22일) 오후 여기서 산불감시원 체력시험이 치러졌습니다.

15ℓ 물이 채워진 펌프를 등에 지고 2㎞ 경사길을 25분 안에 왕복하는 것입니다.

지난해에는 평지를 400m만 걸었는데, 올해 변별력을 높이겠다며 기준을 강화했습니다.

2년간 산불감시원을 지냈던 70대 남성 A 씨도 시험에 응시했습니다.

체력시험을 치르던 70대 A 씨는 종착점을 50여m를 앞두고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숨졌습니다.

체력시험에는 35명이 지원해 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는데, 만 18세 이상이라는 연령 하한선만 있어 지원자 대부분이 60~70대의 고령자였습니다.

[북면사무소 관계자 : 연령을 제한하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400m였는데 갑자기 2㎞로 하니까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유족들은 시험장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 119구조대나 전문안전요원이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유족 : (현장에) 젊은 사람도 없고, 구급차가 왔는데 한참 지나서 거의 숨넘어갈 때 왔고….]

산불감시원은 주로 산불 발생 감시만 하지만, 방화선 구축을 위한 풀 베기와 야간 산불 진화에도 참여합니다.

따라서 연령 상한성을 두거나 지원 자격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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