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코로나가 만든 '일자리 악순환' 끊으려면…

<앵커>

권애리 기자의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권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일자리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데 특히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보였던 업종들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한국개발연구원 KDI가 코로나 이후에 우리 일자리 지형을 폭넓게 분석한 자료가 나왔습니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게 코로나19가 두드러지게 확산됐던 올해 3월 이후와 재확산이 나타난 8월 이후에 확실히 일자리가 바로바로 꺾이는 모습이 보입니다.

일단은 사람들이 덜 돌아다니고 또 서로 덜 만날수록 바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서비스업에서 충격이 즉각적인데요, 첫 번째 코로나 확산세가 어느 정도 진정되던 국면에서도 그렇게 타격받은 일자리들이 회복의 기미를 보이는 정도는 지금 보시는 것처럼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이었고요, 재확산 이후에는 익히 우려했던 대로 첫 번째 충격 수준으로 다시 주저앉습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사라진 일자리 4월에는 108만 개, 9월에는 83만 개 수준이라는 게 KDI의 추정입니다.

그런 데다가 이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극적인 감소세를 보인 뒤에 회복되지 않고 있는 서비스업 말고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였던 제조업 일자리도 지속적으로 부진한 모습이 뚜렷합니다.

<앵커>

제조업 일자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으로 보였는데 그 제조업 일자리마저도 영향을 좀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얘기인데요, 이런 상황은 내수부진, 그러니까 사람들이 돈을 덜 쓰는 경향이 아무래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겠죠.

<기자>

네. 경기 침체가 좀 구조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습니다.

전 같으면 TV를 바꿔야지, 할부로 차를 사야지 할 수 있었을 법한 사람들도 돈을 쓰기가 힘들어지면서 그때부터는 완성차 공장부터 수백 개의 관련 부품 회사들까지 다 영향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지금 세계가 전반적으로 돈을 전처럼 쓰지 못하죠. 그러니까 수출의 비중이 높은 우리 제조업 분야의 타격이 누적되고 일자리도 꾸준히 사라지고 있습니다.

여기서부터 구조적인 문제가 시작됩니다.

만약에 코로나19가 당장 내일 종식된다, 그러면 서비스업은 오히려 비교적 빨리 돌아올 준비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테면 손님이 너무 줄어서 미용실 한 곳이 문을 닫았다, 그 미용실은 바로 문을 열기 힘들더라도 미용사는 출장일이라도 재개하면서 소득을 올릴 수 있겠죠.

그런데 공장이다, 한 번 생산 규모를 줄이거나 기계를 줄여놓거나 문을 닫으면 그렇게 빨리 회복하기 어렵습니다.

전통적인 제조업은 물론이고요, 지식산업이라고 통칭되는 숙련된 기술자가 필요한 첨단 제조업, 정보통신, 기술 서비스 같은 업들이 마찬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그리고 소득이 높은 편인 이런 산업의 종사자들이 서비스 일자리를 또 만드는 게 있거든요, 이 사람들이 외식을 좀 더 하고 마사지 같은 것도 좀 받고 아이들 학원도 더 보내려고 할 때 관련 일자리들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보고서를 낸 KDI의 이종권 연구위원은 그래서 전통 제조업의 일자리가 하나 생기면 지역 서비스 일자리를 0.9개 만드는 효과가 있다, 그리고 첨단 제조업 같은 지식산업은 그 효과가 더 커서 거기서 일자리가 하나 늘어나면 서비스업 일자리는 3.2개가 늘어난다고 봤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9월까지 제조업에서도 16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이 추세가 길어지면 코로나가 종식돼도 돈을 많이 쓸 수 있는 사람들이 줄어 있고, 그 사람들이 빨리 돌아오기도 힘들어서 전반적으로 경기 회복이 더더욱 더뎌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종관/KDI 연구위원 : 교역산업(제조업, 지식산업 등)의 경우에 그 자체의 일자리 수가 크진 않지만, 지역 서비스업의 일자리를 추가로 창출하는 고용승수 효과가 있기 때문에 경제 전반의 일자리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앵커>

사실 정부로서도 굉장히 답답한 상황이기는 할 텐데 이럴 때는 그러면 어떤 대책을 좀 내놔야 효과를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이 보고서는 일종의 투트랙 대처를 제시했습니다.

제조업, 지식산업 일자리가 위축되지 않도록 산업을, 기업을 지원하는 데 우선 중점을 둬야 한다, 그래야 이런 산업의 종사자들이 나중에라도 다른 고용이 추가로 창출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거죠.

일례로 고용유지 지원금을 지속적으로 내주는 게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단, 코로나만 아니면 건강했을 기업과 원래 부실했는데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는 기업을 잘 구분해서 다르게 대우하는 게 맞다고 봤습니다.

반면에 서비스업에 있어서는 사람을 취약 계층을 직접 지원하는 데 좀 더 집중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봤습니다.

재난지원금 같은 현금 지원 같은 게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