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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마스크 안 쓰는 사람들 위한 손가락"…광고 결국 철회

[Pick] "마스크 안 쓰는 사람들 위한 손가락"…광고 결국 철회
독일 베를린 가운뎃손가락 광고 철회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손가락이 여기 있습니다."

공개된 지 이틀 만에 독일 수도 베를린 거리에서 사라진 '코로나19 방역수칙 안내' 광고의 첫 문구입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5일, 영국 BBC 등 외신들은 베를린 관광청과 베를린 상원이 함께 제작한 파격적인 캠페인 광고가 시민들에게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결국 철회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제의 광고에는 마스크를 쓴 채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운 여성이 있습니다. 그 옆에는 "우리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는데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방역수칙을 잘 지키는 시민들까지 감염 위험에 빠뜨리는 이들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독일 베를린 가운뎃손가락 광고 철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크리스티안 탠즐러 베를린 관광청 대변인은 "시민들과 관광객들 대부분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한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일부 사람들이 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자와 기저 질환자 등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며 "사람들이 이 문제에 더 관심을 가지기를 바랐기 때문에 다소 자극적인 요소를 지닌 이번 광고를 채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하나의 기획 의도는 '재미'였습니다. 탠즐러 대변인은 베를린 시민들이 일반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직설적으로 전달하고, 냉소적인 유머를 즐기는 것으로 분석했다며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이들에게 직설적이고 강렬한 메시지를 날리는 광고가 시민들에게 통할 것으로 봤다"고 말했습니다.

독일 베를린 가운뎃손가락 광고 철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지만 지난 13일 광고가 공개되자 도리어 "불필요한 분노를 조장한다", "너무 공격적이다"라는 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특히 의사소통 하려면 상대방의 표정과 입 모양을 읽어야 하는데 마스크 사용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각장애인들이나, 의학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자제해야 하는 2세 미만 아이들, 호흡기 질환자들까지 '욕설' 대상으로 삼았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독일 언론 타게스슈피겔 편집장 로렌즈 마롤트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한다면 명확한 방역 대책을 세우고 효율적인 관리가 이루어져야 하지, 사람들을 다짜고짜 모욕해선 안 된다"며 쓴소리했습니다.

관광청 측은 "다른 사람들의 건강과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을 향한 메시지였다"면서도 "부당하게 공격받았다고 느꼈을 시민들에게 사과드린다"며 해당 광고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탠즐러 대변인은 "이번 광고는 코로나19 캠페인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며 "더 좋은 광고로 베를린 시민들의 감각에 발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visitberlin' 트위터,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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