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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테이너에서 맞는 추석…차례는커녕 세끼 밥 걱정

<앵커>

지난달 엄청난 폭우로 집을 잃은 전남 구례의 이재민들이 임시 주택에서 추석을 맞게 됐습니다. 한시름 덜기는 했지만, 명절 차례는 엄두도 나지 않고 잃어버린 삶의 터전을 되찾기까지는 한참이 더 걸릴 것 같습니다.

KBC 이상환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와 구례군이 마련한 컨테이너 임시주택에 추석 명절을 앞두고 수재민들이 입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삭막했던 컨테이너 안이 살림살이로 채워지면서 그나마 사람 사는 온기가 돕니다.

곳곳에서 보내온 온정의 손길과 선물에 수재민은 잠시나마 시름을 잊어봅니다.

[김관웅/전남 구례군 수재민 : 마음이 가볍진 않지만 무거운 마음으로 한가위가 또 전화위복이 될 수 있도록 엄마하고 힘내자고 얘기해야죠.]

여섯 형제를 둔 할머니는 자식과 손주들이 눈에 아른거리지만 이번 추석만은 다 함께 모이지 않기로 했습니다.

가족이 다 모이기에는 너무 좁은 임시주택인 데다 코로나19 때문에 그리움은 영상통화로 달래기로 했습니다.

[김선자/전남 구례군 수재민 : 와서 보면 자식들도 애 터지고 속상하고 그러니까 오지 말고 나중에 정리되면 오너라 그랬어요.]

차례를 지낼 엄두조차 나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집이 통째로 물에 휩쓸려가 가재도구 하나 건지지 못한 양정마을 수재민은 하루 세끼 밥을 먹는 게 가장 큰 걱정입니다.

[손원태/전남 구례군 수재민 : 어떻게 지내요. 그냥 뭐 그럭저럭 지내야죠. 차례도 지낼 엄두가 안 나고, 우리 집 아이가 차례를 지내지 말라고 그러더라고요.]

가장 풍요롭고 즐거워야 할 한가위 명절이 수재민들에게는 유난히 힘들고 더 서글프기만 합니다.

(영상취재 : 최복수 K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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