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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성 대신 추캉스?…서울역·터미널 '썰렁'·김포공항 '북적'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귀성을 포기한 시민이 많은 탓인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전 서울역과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등은 한산한 모습이다.

반면, 김포공항은 제주도 등으로 '추캉스'(추석+바캉스)를 떠나려는 가족 단위 인파가 몰렸다.

이날 오전 9시께 서울역 2층 대합실에 있는 4인용 벤치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2명만 앉을 수 있게 돼 있었지만, 그마저도 빈자리가 많았다.

대합실에서 농수산물을 파는 상설매장 상인은 "원래 추석 연휴 전날이면 발 디딜 틈이 없어야 정상"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이전) 명절 때의 10분의1도 안 되는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대합실 바닥을 닦던 환경미화원은 "평소 명절 때보다 사람이 60∼70%는 적다"고 했다.

캐리어를 끌고 KTX를 타러 가던 승객 중에는 "고향이 아니라 출장 가는 길"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오전 9시 35분 대전행 KTX를 타기 위해 기다리던 백모(64)씨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 됐다. 내일이 49재라 내려간다"며 "난 특별한 경우라 가지만, 서울에 있는 다른 고향 친구들은 귀성 계획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승객 대기실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승객들은 대부분 혼자 앉아 버스를 기다렸다.

명절이면 으레 보일 법한 가족 단위 귀성객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경북 포항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정영훈(39)씨는 "고향 부모님께 선물만 드리고 내일 올라오려고 한다"며 "코로나로 아내와 가족들은 동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충남 천안으로 향하는 직장인 최수지(28)씨는 "본가에서 부모님과 동생에게 보약 등 명절 선물을 주고 오늘 저녁 서울에 돌아올 생각"이라고 했다.

평소 명절에는 이틀 정도 친척과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따로 모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터미널 관계자는 "지난 설이나 작년 추석 연휴 전날 아침과 비교해 승객이 4분의 1도 되지 않는 수준"이라며 "승객들이 코로나로 인해 대합실에서 기다리는 게 우려되는지 온라인 예매를 한 뒤 곧바로 탑승해서 대기실이 한적하다"고 했다.

김포공항 풍경은 사뭇 달랐다.

이른 아침부터 어린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 단위 여행객이 많았다.

제주행 항공권을 발권하는 항공사 창구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항공사 직원은 "평일 오전과 비교하면 확연히 사람이 많고, 평소 연휴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며 "대부분이 국내선 승객이다. 제주행 비율이 높다"고 전했다.

김포공항 여객터미널에는 10분 단위로 '승객 간 거리 1m를 유지해달라.

마스크를 착용해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하지만 승객이 몰리면서 1m 거리 유지는 지켜지지 않았다.

대신 거의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확실히 착용했다.

큰아들 가족과 함께 제주도 여행을 앞둔 박모(73)씨는 "원래 여름에 휴가를 가려다가 코로나 때문에 미뤘다"며 "아이들이 있어 불안한 마음에 손 소독제와 마스크를 잔뜩 챙겼다"며 웃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국 고속도로는 대체로 원활한 흐름을 보인다.

이날 전국 교통량은 479만대로 그중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48만대,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40만대가 예상된다.

귀성 방향은 오전 10∼11시 정체가 시작돼 점차 차량이 증가하면서 오후 6∼7시에 절정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교통연구원의 '추석 연휴 통행실태조사'에 따르면 이날부터 내달 4일까지 총 이동 인원은 2천759만명으로 예측됐다.

이 기간 하루 평균 460만명이 이동하고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차량 대수는 일평균 459만대로 전망된다.

일평균 이동량을 기준으로 볼 때 작년 추석보다 28.5% 감소한 수준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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