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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믿고 낡고 작은 집 샀더니…" 투기라고 안 돼?

<앵커>

서울시가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낡고 작은 주택을 허물고 새로 지으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원 대상 지역에 다른 부동산 규제까지 함께 적용되면서 지원책은 그저 말뿐이라는 불만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유수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30년 넘은 낡고 좁은 집들이 모여 있는 서울 강북구의 주택가입니다.

30대 이모 씨는 지난해 이 동네에서 36제곱미터, 11평 남짓한 감정가 3억 원짜리 노후 주택을 샀습니다.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지고 대문도 부서진 집을 산 건 서울시 지원을 기대해서입니다.

서울시는 20년 넘은 저층 주택이 모여 있는 구역에서 집을 다시 지으면 최대 1억 원을 0.7%의 싼 금리로 빌려주고 있습니다.

도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씨가 금융기관에 대출을 신청하니 불가 통보가 돌아왔습니다.

대출 규제 대상이라서 한 푼도 빌려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대출 한도가 감정가의 70%에서 40%로 줄어들었고 단독주택 신축 시 방 개수마다 대출액이 3천700만 원씩 깎이는 추가 규제까지 적용받았습니다.

[이 모 씨/노후주택 지원 신청자 : 사람이 살기에는 너무 낙후됐고, 곰팡이도 많고, 투기과열지구랑은 전혀 맞지 않다고 안심한 부분도 있었는데요. (규제가) 동일하게 적용된 것이 안타깝기는 합니다.]

서울 시내 이런 구역은 모두 117곳으로 그 면적을 다 합치면 24제곱킬로미터로 여의도의 10배 정도가 나옵니다.

투기 우려가 적은 지역인데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 도시 개선이라는 본래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황수/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 : 재건축이나 재개발 형태로 가야 실제로 돈이 되고, (지금과 같은) 보존방식에 가까운 개발방식으로는 지가가 상승하는 이런 요인은 없고요.]

서울시도 문제점을 인정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서진호,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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