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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이변에 황폐화된 남해안…'유령멍게'만 잔뜩

<앵커>

청정해역으로 손꼽히는 남해바다가 산소 부족 물 덩어리 빈산소수괴의 습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바닷속은 살아남은 생명체가 없을 정도로 황폐화됐는데요, 바닷속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김동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남 거제 성포항에서 30여 분 남짓, 진해만입니다.

새하얀 스티로폼 부자가 온 바다를 수놓고 있습니다.

남해안 최대 양식장 중 한 곳입니다.

평온해 보이는 바다 양식장입니다.

하지만 바닷속 상황은 어떨까요. 저희 KNN 수중촬영팀이 바닷속을 들여다봤습니다.

멍게를 묶어둔 긴 줄이 바닥을 향해 뻗어있습니다.

붉은빛이 감도는 봉줄에 다가가 봤습니다.

멍게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부유물만 잔뜩 달라붙어 있습니다.

수심 7m, 셀 수도 없이 많은 하얀색 투명 생명체가 봉줄을 모두 점령했습니다.

멍게가 붙어 살 자리를 차지한 유령멍게입니다.

어딘선가 나타난 쥐치 1마리가 기웃거려보지만, 아무것도 없습니다.

수심 25m, 바닥까지 내려가 봤습니다.

황량한 뻘층에 굴 껍데기와 폐각류 조각뿐입니다.

오가는 물고기 하나 없는 바닷속은 마치 유령도시 같습니다.

[전재현/KNN 촬영기자 : 멍게 어린 개체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그 흔적만 남아있고 지저분한 것들만 가득 차 있는 것 같습니다.]

진해만 바닷속이 초토화됐습니다.

올해 긴 장마에 민물이 밀려와 발생한 산소 부족 물 덩어리인 빈산소수괴 때문입니다.

멍게와 홍합, 미더덕 등 전업종에 피해가 심각합니다.

[황용진/멍게 양식 어민 : 물속에 산소 부족 현상이 발생한 때부터 멍게 폐사가 시작돼서 지금 멍게 입식 되어 있는 게 싹 다 죽어서 하나도 없는 상태입니다. 갑갑합니다.]

손쓸 틈도 손을 쓸 수도 없는 기상이변에 무덤으로 변해버린 진해만, 유령 바다에서 건강한 바다로 되살아날지 우려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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