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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이종운 변호사 실종…수상한 약혼녀 '역할 대행→대출 시도'

'그것이 알고 싶다' 이종운 변호사 실종…수상한 약혼녀 '역할 대행→대출 시도'
이종운 변호사 실종 사건에 최 씨는 아무 관련이 없을까?

26일에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수상한 동행 - 그리고 사라진 변호사'라는 부제로 지난 2004년 실종된 이종운 변호사의 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2004년 7월 29일 퇴근 후 실종된 이종운 변호사. 하지만 그의 행적은 지금까지도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실종 다음 날, 이상함을 직감한 가족들은 그의 약혼녀에게 이 변호사의 행방에 대해 물었다. 이에 약혼자 최 씨는 "광주에 재판이 있어 거기에 내려갔다가 휴가를 갈 거라고 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이 변호사는 실종 당일 광주의 동료에게 재판 권한을 위임하고 광주 일정은 취소했던 것.

그리고 그는 휴가가 끝난 날에도 돌아오지 않았고, 경찰은 성인 실종은 가출일 확률이 높아 기다리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리고 이 변호사의 가족들은 그가 실종되기 전 약혼녀와 혼수 문제로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의 약혼녀를 통해 들었다. 약혼녀는 이 변호사가 결혼을 조건으로 집, 차량, 개인 사무실을 요구했고 이를 거절하자 회의감을 느끼고 잠적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그의 지인들은 "그런 이야기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실종 2달 후 이종운 변호사는 아버지에게 본인은 잘 지내고 있으며 약혼녀 말고 다른 여자와 결혼할 사람이 있다는 전화를 걸어왔다. 또한 며칠 뒤 약혼녀에게 자필 팩스로 이별을 고했다는 것. 그리고 이에 경찰은 약혼녀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 변호사가 자발적 가출을 했다고 판단해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나 이후 그의 지인들은 이 씨의 금융거래 내역을 통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가 실종된 후 약혼녀의 카드 대금은 물론 약혼녀 회사 급여까지 대주는 등 약혼녀에게 많은 금액을 준 것이 드러났고 신혼집도 약혼녀 명의로 바꿨던 것. 특히 실종 후 약혼녀에게 보낸 돈이 1억 2천만 원에 달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에 이 씨를 아는 이들은 "사치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개인 사무실 개업도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약혼녀의 주장과 그의 금융거래 내역에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 그의 가족들은 "아버지가 아들의 목소리를 모르겠냐더라. 이 변호사 아니라고 했다"라며 "그리고 자필 팩스에 쓰인 내용도 이상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씨의 가족들은 그가 사라진 10개월 뒤 그의 행적을 추적하다 여성 운전자가 운전하는 차량에 동승하고 있는 이 씨의 모습을 한 CCTV 화면에서 포착했다. 또한 운전하는 여성에 대해 가족들은 "약혼녀 최 씨다"라고 주장했다.

이 씨와 최 씨는 중매를 통해 만나 10번째 데이트에서 결혼을 약속했다. 그리고 이 씨는 최 씨의 요구로 약혼식을 했고, 그 자리에서 결혼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이후 최 씨가 결혼 1주일 전 건강검진을 요구했고 당시 간에 문제가 있는 것이 발견되어 결혼을 연기하자고 했던 것. 그리고 결혼식을 2달 앞둔 어느 날 사라졌다.

그런데 이 씨는 이미 최 씨와 혼인신고가 된 상태였다. 또한 가족들도 모르는 사이 전입신고가 되어 있는 것을 발견 이를 추적하자 30대 중반의 오 씨가 이 변호사의 행세를 하며 전입신고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입 신고 과정에서 지장을 찍었다는 남자, 그는 왜 그의 행세를 했던 걸까. 제작진은 오 씨를 수소문해 그에게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다. 이에 오 씨는 구인 사이트에 글을 올렸는데 역할 대행이라고 연락이 왔고 최 씨가 자신의 남편이 식물인간으로 병원에 있어 일을 볼 수 없는 상태이니 남편 역할을 대신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이에 오 씨는 일당 5만 원을 받으며 최 씨가 시키는 전입신고, 휴대전화 개통 등 여러 가지 일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오 씨는 "그 여자가 멘트까지 다 줬다. 누구를 만나면 어떤 말을 해야 하는지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 다 알려줬다"라며 "돈이 없어도 그런 일을 하면 안 됐는데 부끄럽다"라고 자신의 일을 후회했다.

당시 경찰은 오 씨에 대한 수사를 했으나 다른 혐의점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최 씨는 오 씨를 시켜 이 씨의 보험을 자기 명의로 변경하고 그의 예금을 인출, 또한 대출까지 받으려는 시도를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리고 최 씨는 이 씨 실종 며칠 후부터 과도한 지출을 했고, 이 씨의 재산을 처분하기까지 했다. 특히 이 씨는 실종 얼마 전 종신 보험에 가입했고, 수익자는 최 씨이며 총수령액은 15억 정도가 되도록 설정했다. 또한 당시 사고사로 보험금을 많이 타는 것으로 설정했다고 밝혀졌다.

이에 최 씨는 이 씨가 실종된 이후에도 수개월간 보험액을 납입했다. 이 보험에는 실종 신고 후 2년 동안 발견되지 않으면 수익자가 보험금을 수령할 수 있던 조항이 있었다.

이 씨의 실종을 예상한 듯한 최 씨의 행동, 경찰은 그의 집에서 뜻밖의 증거를 발견했다. 그의 수첩 속에서 글자를 조합한 흔적을 포착했고 이는 이 씨가 보낸 자필 팩스를 자작극으로 꾸민 증거였다.

또한 당시 이 씨의 아버지에게 걸려온 전화는 최 씨가 30만 원을 주고 한 남자에게 이 씨 행세를 하게 했던 것. 이에 최 씨는 "이 씨가 사라진 게 괘씸했고 가족들을 골탕 먹이고 싶었다. 결혼은 어렵다고 생각해 위자료라도 받고 싶었다"라는 주장을 했다.

그리고 이 씨의 신분증, 도장 등을 본인이 소지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우리 아버지에게 혼인신고를 해달라고 맡겼던 것이다. 이 씨가 찾아가라고 해도 찾아가지 않아 아버지가 갖고 있었고, 이 씨가 실종된 후 나에게 준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분증 사진의 얼굴 부분이 훼손된 것에 대해 처음부터 그런 상태였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이 씨의 동료들은 그가 휴가를 떠나기 얼마 전에도 그의 신분증을 본 적이 있으며 얼굴 부분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리고 최 씨는 이 씨 실종 당일 분당 수내의 한 상가를 2시간 정도 돌아다녔다고 9시에 집으로 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취재 결과 그가 방문했다는 상가는 당시 7시 정도면 문을 닫았으며 CCTV가 존재하지 않아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최 씨가 이 씨 실종에 직접 관여했다는 직접을 찾을 수 없었다. 또한 제삼자 개입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했지만 수상한 점은 발견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때 이 씨의 가족들은 또 하나의 의심스러운 증거를 공개했다. 이 씨의 혼인신고서 연락처가 다른 사람으로 되어 있었던 것. 또한 아버지의 이름을 쓰다 고친 흔적도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씨가 직접 작성한 혼인신고서가 아닐 가능성이 있었던 것.

그리고 가족들은 이 연락처의 주인이 최 씨의 직장 동료인 것을 확인했다. 이에 최 씨는 당시 순간적으로 번호가 생각이 안 나서 급한 대로 직장 동료의 번호를 적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무엇이라도 찾기 위해 이 씨의 오피스텔 방문한 가족들, 그런데 이미 최 씨가 오피스텔을 전세로 내놓은 사실을 확인하고 경악했다. 또한 오피스텔의 세입자는 최 씨 남편을 며칠 전에도 봤다며 그의 남편은 이 씨가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그가 설명한 인상착의의 주인공은 바로 혼인신고서 속 전화번호의 주인 김 씨였다.

이후 이 씨 가족들은 그가 이 씨의 신혼집에서 최 씨와 동거를 하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이 씨와 최 씨가 만나기 한 달 전부터 만남을 시작해 동거를 했던 두 사람. 이들은 이 씨 실종 전 제주도로 여행도 다녀오고 이 씨 실종 후에는 상견례까지 해 결혼을 준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김 씨도 이 씨 실종과 관련해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김 씨는 "우연히 알게 됐다. 결혼을 하자고 하자 정략결혼할 사람이 있고 혼인신고까지 되어 있다더라. 헤어지자고 하자 이혼을 할 거니까 기다려 달라고 했다고 했고 한참 뒤 이 씨가 가출했다는 사실을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조사 결과로는 의심할 사항이 없었다. 알리바이나 그런 것들에 문제가 없었다"라고 해답이 보이지 않는 수사에 답답해했다.

또한 전문가는 최 씨가 혼인신고서에 김 씨의 연락처를 적은 것에 대해 "이 씨에게 전화가 갈 거라는 우려 때문에 김 씨의 연락처를 적었을 것"이라며 그가 안전한 자신의 편이기 때문에 그랬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후 김 씨에게 연락을 취한 제작진. 김 씨는 "기억이 안 난다. 잊으려고 노력했고 신경 안 쓰고 살았다. 전혀 아는 것이 없다.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라며 취재를 거절했다.

이 씨의 가족들이 동거남 김 씨에 대한 의심을 떨치지 못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바로 이 씨의 마지막 모습이 찍힌 CCTV 속 차량이 바로 김 씨 소유의 차량이었던 것. 이에 김 씨는 "회사를 같이 하려고 차를 같이 쓴 것뿐이다. 조사도 받고 나중에 알게 된 것이고 아는 것이 있으면 말했을 거다"라고 주장했다.

CCTV가 발견되기 이전 사기 등의 혐의로 처분을 받은 최 씨. 이에 전문가는 "사체가 발견되지 않고 살해되었다는 다른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이 사람이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무죄추정의 원칙이 대원칙이다"라며 "불상의 위치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불상의 일시에 살해했다 이렇게 공소장에 쓸 수는 없다"라고 최 씨에 대해 의심스러운 부분이 많아도 그를 처벌하기 어려운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과거 최 씨의 1심에서는 "피고인이 이 씨의 실종에 관련되어 있고 그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계획적으로 사건을 범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사실상 살인 혐의를 염두에 둔 판결로 양형을 구형했다. 하지만 이후 2심에서 최 씨가 직접적으로 이 씨의 실종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것을 확인할 수 없다며 2년형을 받았다.

제작진은 다시 한번 이 씨의 마지막 행적을 추적했다. 전문가는 CCTV 사진에 대해 "원본을 재촬영했기 때문에 화질 개선을 해도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다. 하지만 넥타이가 형태나 줄무늬도 동일한 패턴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정황들 재킷 와이셔츠 넥타이 형태를 비교했을 때는 우연의 일치로 같은 착의를 했을 가능성은 낮고 두 사람은 동일인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제작진은 실험을 통해 사진 속 운전석 여성이 최 씨와 비슷한 신장을 가진 인물일 것이라는 결과도 얻었다.

전문가는 "만약 이것이 살인사건이라고 한다면 7월 29일 날을 잡아서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치밀하게 계획한 다음 유인 납치한 후 살해, 사체를 처리하는 데까지 일사천리로 범행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그런데 시신은 어떻게 할 건가, 조력자 도움 없이 시신 유기는 힘들 것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이 씨가 실종되던 당일 많은 이들과 통화했던 최 씨. 하지만 사건 당시에는 이를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특정하기 어려워 통화를 한 상대가 누군지 파악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제작진은 최 씨와 직접 대화를 시도했다. 수소문 끝에 연락이 닿은 최 씨는 "고통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또한 실종 날 이 씨를 마지막으로 만나지 않았냐는 물음에 "전화 끊겠다고 했다. 끊고 안 받겠다"라며 더 이상의 대화를 거부했다.

이에 제작진은 최 씨의 집을 찾아 다시 한번 만남을 시도했다. 하지만 어떤 답도 없는 최 씨. 이에 다음날 우연히 만난 최 씨의 남편에게 대화를 요청했다.

최 씨의 남편은 "본인이 대화를 원치 않고 있다"라며 "자기는 체포 후에 실종인 걸 알았다고 하더라"라고 했다. 이에 제작진은 CCTV 사진을 건네며 사진 속 여성이 최 씨가 아닌지 답을 부탁했다. 그의 남편은 고민 끝에 사진을 받아 들고 최 씨에게 갔고 잠시 후 제작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본인이 아니라고 한다. 억울했다고 굉장히 당황스러웠다고"라고 했다. 이에 제작진이 실종 당일 만난 적이 없다는 거냐며 재차 확인하자 "본인이 관련된 건 이미 다 말했다"라며 자리를 떠났다.

그러자 제작진은 차량의 주인인 김 씨에게 최 씨 외에 다른 이에게 차량을 빌려준 적이 없는지 물었다. 이에 김 씨는 다른 사람에게 차량을 빌려준 적이 없다며 "나도 공포 속에 살았다. 반대로 내가 그 남자 입장이었다고 생각해보라. 소름이 끼친다"라고 했다.

전문가는 최 씨가 끝까지 이 씨의 실종 당일 저녁 시간 행적을 고수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본인이 버틸 수 있는 마지막 한 방이 자신은 그 시간에는 분당구 수내에 있었다는 것이다. 차량을 운전한 사실을 인정하면 모든 것이 다 무너지는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사진 영상 분석 전문가는 "최근에는 딥러닝을 이런 영상에 활용하는 기법이 발달하고 있다. 충분한 데이터가 있다면 열악한 영상이라도 복원이 가능할 수 있다"라며 앞으로 수사에 개선의 여지가 있음을 밝혔다.

그리고 법률 전문가는 "일사부재리는 같은 사건에 대해 다시 처벌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당시 살인 혐의는 빠져있다"라며 "이 씨의 사체를 발견한다든가 사망한 증거가 발견된다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라고 말해 기대감을 갖게 했다.

이 씨를 그리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과 친구들, 이들은 혹시 어디선가 이 씨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또한 최 씨를 만나면 무엇을 묻고 싶냐는 질문에 "어디 있는지만 물어보고 싶다"라며 생사 조차 알 수 없는 사실이 가장 힘들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문가는 "성인 실종의 특성으로 초기 심도 높은 수사를 못한 것이 안타깝다. 경찰은 일단 사건을 놓지 않고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는 방법밖에 없다. 살인사건 미제 사건으로 간주하고 끝까지 놓지 말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그리고 방송은 최 씨가 이 씨 실종 당일 통화를 한 연락처 목록을 공개하며 이 씨의 실종과 관련한 제보를 부탁했다.

(SBS 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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