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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청' 지키느라 '구조' 놓쳤다

<앵커>

계속해서 군 당국의 대응도 짚어보겠습니다. 실종된 이 씨가 북한군에 발견되고 숨지기까지 약 6시간 동안 있었던 일을 우리 군은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북한 통신을 감청하기 때문에 가능했던 건데 북한도 그걸 알고 있을 정도로 사실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군은 북한의 움직임을 알고도 감청 장비 성능이 노출될까 봐 구조라든지 송환 요청을 하지 못한 걸로 보이는데 상황 인식 역시 줄곧 안이했습니다.

이 내용은 김태훈 국방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이 씨가 사라졌다는 21일 신고 이후 군과 해경은 이 씨의 실종을 실족 또는 자살 같은 개인적인 사고로 봤습니다.

[서욱/국방장관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 : 최초에 실종은 해안에서 해상에서 가끔 있었던 일들이고 해서, 일반적인 상황이라고 생각하고….]

하지만 22일 오후 군 감청장비에 북한 수산사업소 선박이 이 씨를 발견해 심문하는 대단히 특수한 상황이 포착됐습니다.

군은 감청을 강화해 북한 선박이 이 씨가 탄 부유물을 밧줄로 끌고 다니는 것까지 세세하게 파악했습니다.

지휘부에도 실시간 보고됐는데 상황 인식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서욱/국방장관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 : 거기서 구조되어서 이렇게 송환한다든가 이런 절차를 밟을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6시간 사이 군이 송환 요청 같은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지 않은 데는 감청장비의 성능이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한몫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의 한 관계자는 "북한이 종종 교란 목적으로 거짓 가짜 통신을 할 정도로 감청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정보자산 성능의 비밀 준수라는 고루한 원칙을 지키느라 인도적 구조, 송환 요청을 안 한 건 패착"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종부터 피격까지 군의 인식은 내내 안이했고 반면 감청 정보자산이라는 공공연한 비밀을 지키는 데 무던히 애를 썼다는 비판에 군은 할 말이 없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재영, 영상편집 : 박정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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