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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편의점 간 '라면 형제'…"엄마 아파서 굶어"

<앵커>

단둘이 집에 있다가 주방에서 난 불로 크게 다친 인천의 10살, 8살 형제. 계속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아직 자가호흡을 하지 못할 만큼 상태가 위중합니다. 어린 형제는 사고 일주일 전에는 새벽 3시에 집 근처 편의점에 들러 먹을 것을 사가기도 했습니다.

정반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8일 새벽 3시쯤, 인천 용현동 한 편의점. 10살, 8살짜리 형제가 편의점 안으로 들어옵니다.

큰 아이가 아르바이트생과 이야기를 나누고 작은아이는 쪼그려 앉습니다.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생 : (큰아이가) '아침에 그냥 뭘 조금 먹긴 했는데, 그 뒤로 아무것도 못 먹었어요. 엄마가 아파서 그냥 먹을 거 사가서 먹어야 될 것 같아요', 이렇게 말했어요.]

어머니와 통화하며 음식을 골랐다 뺐다 40분 동안 도시락 등을 꼼꼼히 골라 사 갔는데, 일주일 뒤 점심용 라면을 끓이려다 난 것으로 추정되는 불에 크게 다쳤습니다.

라면형제 편의점

나흘째 화상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데 2명 모두 자가호흡이 어려울 정도로 상태가 좋지 못합니다.

형제는 어머니 A 씨와 셋이 살고 있는데 A 씨가 형제를 방임했다는 신고가 세 차례 접수됐고,

[편의점 점주 : 한 몇 달 전까지는 어머니도 같이 왔었다고. 아이들이 자주 배가 고프다,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다, 그리고 또 좀 아프다 라는 얘기를 했었다고….]

주의력 결핍 장애를 앓고 있던 큰아이를 때린 정황도 드러났지만, 지난달 법원은 분리 대신 상담 처분을 내렸습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을 지역아동센터에 보내려던 계획이 보류됐고, A 씨는 지난달 자활근로사업에 거의 참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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