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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남자골프 임성재 "제 점수는? 90점 이상 주고 싶어요"

[취재파일] 남자골프 임성재 "제 점수는? 90점 이상 주고 싶어요"
2019-2020시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가 지난 8일(화) 투어 챔피언십을 끝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한국 선수 가운데는 22살 임성재가 유일하게 페덱스컵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까지 진출해 단독 11위로 마치는 값진 성과를 올렸습니다. 임성재는 2018-2019 시즌 PGA투어에 데뷔해 첫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아시아 선수 최초로 신인상을 수상했고, 두 번째 시즌에는 첫 승과 함께 한층 업그레이드된 성적과 기량으로 더욱 풍성한 수확을 거뒀습니다. 시즌을 마친 임성재 선수와 전화로 얘길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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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자신에게 점수를 매긴다면? 90점 이상은 충분히 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두 번째 시즌을 시작할 때 두 가지 목표를 세웠는데, 하나는 PGA투어 첫 우승, 그리고 또 하나는 투어 챔피언십 진출이었어요. 일단 그 두 가지를 다 이뤘으니 좋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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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임성재 혼다 클래식 우승

임성재는 지난 3월 혼다 클래식에서 PGA투어 첫 승을 달성했고, 준우승 한 번, 3위를 두 번 하는 등 7차례 '톱10'에 들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데뷔 시즌(35개 대회 출전)에 비해 대회 출전수(26개 대회)가 훨씬 적었지만 상금은 150만 달러 가까이 늘었습니다. 임성재는 대회 상금 외에도 두둑한 보너스를 챙겼습니다. 플레이오프가 시작하기 전에 정규 시즌을 페덱스컵 5위로 마쳐 '윈덤 리워즈 보너스' 100만 달러를 받았고, 페덱스컵 최종 11위에게 돌아가는 75만 달러의 보너스도 받았습니다. 2019-2020 시즌 공식 상금과 보너스로 1년 사이 608만 달러, 우리 돈 72억 원의 수입을 올렸습니다. "지난해 가을에 2019-2020 시즌을 시작했을 때 초반 성적이 잘 나왔어요. 덕분에 올해 초에도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를 치를 수 있었고, 좋은 분위기가 계속 이어졌죠. 그러다가 첫 우승도 하게 됐고."
임성재 두 시즌 성적 비교
아쉬움도 없지는 않습니다. 임성재는 3월 혼다 클래식 우승에 이어 곧바로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3위에 오르는 거침없는 기세로 페덱스컵 랭킹 선두까지 치고 올라갔는데, 코로나19 사태로 투어가 석 달간 중단되면서 좋았던 흐름이 끊겼습니다. 투어 재개 후 12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은 두 번 있었고, 컷 탈락이 4번이었습니다. "아쉬웠죠. 투어 재개 이후로 제가 생각했던 대로 성적이 잘 안 나오고, 저도 모르게 마음이 많이 급했던 것 같아요. 우승 이후에 뭔가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도 있었고. 그래도 마지막 플레이오프를 치르면서 조금씩 조금씩 마음이 편해졌던 것 같고, 투어 챔피언십을 좋게 마무리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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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재와 더스틴 존슨

임성재는 투어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선두 더스틴 존슨과 1타 차 단독 2위에 올라 3라운드에서 존슨과 같은 조 대결을 펼쳤습니다. 이날 존슨은 6언더파를 몰아친 반면, 임성재는 2오버파에 그쳐 우승권에서 멀어지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지만, 세계랭킹 1위 존슨과 동반 플레이는 임성재에게 특별한 경험이 됐습니다. "존슨과 같은 조에서 경기해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아, 정말 골프를 쉽게 치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실수도 별로 없고, 멀리, 그리고 똑바로 잘 치고 퍼팅도 예술이었어요. 제 경기가 잘 안 풀려서 아쉽기는 했지만 그래도 세계 1위랑 같이 치면서 정말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PGA투어가 중단됐던 3개월 동안 임성재는 귀국하지 않고 미국 플로리다 탬파에 머물면서 투어 재개를 준비했습니다. '강제 휴식기' 동안 임성재는 어떻게 지냈을까요? "코로나로 투어가 중단되고 나서 그때는 워낙 위험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어디 나가지도 못하고 그냥 집과 골프장만 오가면서 지냈어요. 그래도 골프장은 열었으니까 매일 연습은 할 수 있었죠. 주말에 가끔씩 낚시를 하긴 했어요. 그것도 최대한 사람 없는 데를 찾아가서." "집에 있는 동안에는 쉬는 시간에 영화나 드라마도 많이 봐요. 최근에 본 드라마는?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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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 챔피언십까지 최근 강행군을 이어온 임성재는 2020-2021시즌 개막전인 이번 주 세이프웨이 오픈에는 출전하지 않고 다음 주에 열리는 메이저대회 US오픈을 준비합니다. 올해 US오픈에 한국 서수는 임성재를 비롯해 안병훈, 강성훈, 김시우까지 4명이 출전합니다. "제가 그동안 메이저대회에서는 성적이 별로 좋지 않았어요. 이번에 큰 욕심을 내기보다는 마음을 편하게 먹고 일단 예선 통과부터 하고 싶고요. 그다음에 3라운드, 4라운드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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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PGA투어 3년 차가 되는데요. 1년 차, 2년 차 때 해왔던 것처럼 항상 꾸준하게 성적을 내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제가 부족한 점을 계속 보완해 나갈 생각입니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정이 밀린 다음 주 US오픈과 11월 마스터스까지, 다음 시즌에 메이저대회가 6개나 되는데, 메이저대회에서도 좋은 모습 보이고, 다음 시즌에도 꼭 플레이오프 최종전까지 진출하는 게 목표입니다. 보내주시는 응원에 늘 감사드리고 성적으로 보답 드리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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