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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녀가 나였다" 바이든 잡던 55세 해리스, 부통령 후보 낙점

해리스 의원의 소녀 시절 (사진=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작년 6월 27일 미국 민주당 대선경선 1차 TV토론의 주인공은 사실상 카멀라 해리스(55) 상원의원이었습니다.

검사로 활약해온 이력을 십분 살리며 유력주자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을 거세게 밀어붙여 민주당 대선경선의 스타로 일약 발돋움한 것입니다.

그는 과거 인종차별주의 성향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협력했던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력을 겨냥, "당신은 그들과 버싱 반대에 협력했다. 당시 캘리포니아에 매일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던 소녀가 있었다. 그 작은 소녀가 나"라며 울먹였습니다.

버싱(busing)은 흑백 학생이 섞이도록 학군 사이에 버스로 실어나르던 정책을 말합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제대로 반박하지 못했고 해리스 의원의 개인적 상처는 유권자들의 공감을 샀습니다.

해리스 의원은 지난해 12월 자금난과 내부 갈등으로 결국 대선주자의 꿈을 접었지만 11일(현지시간) 민주당 부통령 후보 낙점을 받으며 화려하게 다시 부상했습니다.

흑인여성으로서는 처음 미국 주요 정당의 부통령 후보가 된 것으로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면 미국 역사상 첫 여성 부통령으로 기록됩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상원의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TV토론 당시 해리스 의원의 공세는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적잖은 충격이었다고 합니다.

해리스 의원은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검찰총장)을 지낼 당시 바이든 전 부통령의 장남이자 델라웨어주 법무장관이었던 보 바이든과 매우 가깝게 지냈고 바이든 전 부통령도 알게 됐습니다.

보 바이든은 2015년 암으로 사망했고 바이든 전 부통령은 슬픔 속에 2016년 대선 출마를 포기했습니다.

해리스 의원과 보 바이든은 대형 은행 관련 수사를 하면서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고 합니다.

해리스 의원은 '우리가 지닌 진실들'이라는 회고록에서 "우리는 매일 대화했다. 가끔은 하루에 여러 번도 했다"며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나중에 다른 후보들의 공세에는 준비돼 있었으나 해리스 의원의 공세에는 무방비였다고 털어놨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아내 질 역시 "아들이 늘 해리스를 높게 평가했다. (그래서) 복부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고 서운해했습니다.

해리스 의원은 민주당 대선경선 초반 승승장구했지만 자금난과 캠프 내부의 갈등을 이기지 못하고 작년 12월 레이스에서 하차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전폭적으로 지원했습니다.

코로나19로 화상 지원행사를 하고 공동으로 기부금모금행사를 열며 구원(仇怨)을 씻어내려는 듯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지난 6월 화상으로 열린 기부금 모금행사에서는 350만 달러(한화 41억원)를 모아줬다고 합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사실상 민주당 대선주자로 자리매김한 이후 여성 부통령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하면서 그는 유력한 후보로 끊임없이 거명돼 왔습니다.

해리스 의원은 스탠퍼드 대학에서 가르치던 자메이카 출신 경제학자 아버지와 UC버클리에서 암을 연구한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에서 자랐습니다.

이 때문에 해리스 의원은 미국 주요정당에서 부통령 후보가 된 첫 흑인여성이자 아시아계라고 미 언론들은 칭하고 있습니다.

워싱턴DC에 있는 흑인 명문대 하워드대를 나왔고 변호사 자격시험을 통과한 뒤 검사로 법조계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2004년 샌프란시스코 검사장을 지낸 데 이어 2011년에는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에 출사표를 던져 선출됐습니다.

2017년에는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에 도전해 의회로 진출하는 등 여러 차례 유리천장을 깨며 정치적 이력을 다져왔으며 현재 상원의원 가운데 유일한 흑인 여성입니다.

(사진=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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