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 마을서만 소 수백 마리 폐사…대부분 보상 '막막'

지붕 위 황소 일부 구조

<앵커>

전남 구례에서는 마을이 통째로 물에 잠기면서 지붕 위로 겨우 몸을 피했던 황소들 가운데 일부가 구조됐습니다. 소는 농가의 큰 재산이기도 하죠. 그런데 마을 한 곳에서만 이미 소 수백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KBC 이준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붕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소의 뿔과 가슴을 119 소방대원이 조심스럽게 포박합니다.

크레인 줄이 500kg 넘는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갑자기 풀리자,

[어! 얼른 내려버려 얼른 내려버려.]

겨우 머리만 위태롭게 매달린 소의 몸통이 좌우로 크게 흔들립니다.

땅바닥에 내려온 소는 몸을 비틀어보지만 일어날 만큼의 힘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소 한 마리를 구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여 분.

여전히 상당수의 소들이 구조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폭삭 내려앉은 지붕에 몸이 낀 소와 주택 안으로 떨어진 소는 잔뜩 겁에 질린 채 몸을 떨고 있습니다.

현재 소 5마리가 올라가 있는 주택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벽 곳곳에 지푸라기 잔해물들이 남아 있는데 수해 당시 3m에 가까운 높이만큼 물이 차올랐던 걸 짐작게 합니다.

취재진이 발견한 지붕 위에 소가 올라간 주택은 이 마을에서만 모두 4채.

[정기영/수의사 : (마을) 소 사육두수가 1,400~1,500두인데, 현재 떠내려가서 보이지 않은 소도 있고 현재 남은 소가 20% 내외.]

대부분 가축재해보험을 들지 않아 보상받을 길이 막막합니다.

[안재민/피해 농민 : 16마리 (키우는데) 한 마리도 못 찾았어요. 나 혼자 살면서 모은 건데 내가 이제 빈털터리가 돼 버렸어요.]

이곳 구례군 양정마을 한 곳에서만 폐사한 소는 모두 수백 마리.

[전창동/구례축협 조합장 : 지하수를 이용해서 물을 먹이기 때문에 폐사체가 빨리 조치가 되어야 나중에 지하에 오염이 되기 때문에….]

축산농가 피해가 속출했지만 장비와 구조 인력이 부족한 탓에 방역과 소들을 모두 구출하기까지는 며칠이 더 소요될 전망입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