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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 참사 부른 '7년 전 버려진 배'…베이루트의 분노

<앵커>

레바논에서 발생한 초대형 폭발 참사로 인한 사망자가 157명으로 늘었습니다.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도 수백 명에 달하는데 시민들은 위험한 폭발물을 6년이나 방치한 당국에 분노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김영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아이들 3명과 유모가 창가에 모여 있습니다.

거센 바람에 실려 나동그라졌던 아이는 어쩔 줄을 몰라하다 뒤늦게 정신을 차린 뒤 울음을 터뜨립니다.

대참사의 원인이 된 질산암모늄은 지난 2013년 당초 레바논이 아닌 아프리카에 배달될 화물이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베이루트 항구에서 다른 장비를 더 싣고 가려다 비용 문제가 생기자 선주가 배를 버렸고 그 바람에 배에 실려있던 질산암모늄이 창고로 압류돼 보관돼왔던 겁니다.

레바논 정부는 항구 책임자 16명을 관리 부실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하지만 분노한 민심이 고위험 폭발물을 대책 없이 방치한 정부로 향하면서 정권 퇴진 시위로 번지고 있습니다.

[베이루트 시민 : 정부가 아니라 레바논을 도와주세요. 정부는 국민들을 위해서 일하고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국제사회도 인도적 지원과 함께 사고 원인에 대한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과거 레바논을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도 사고 현장을 방문해 레바논에서 개혁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마크롱/프랑스 대통령 : 레바논에 대한 원조가 부패한 자들의 손에 넘어가지 않고, 필요한 현장에 투명하게 전달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정부는 레바논에 주둔 중인 동명부대를 통해 의약품과 생필품 등 긴급 구호물자를 전달하고 1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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