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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에 멍드는 선수들…제2 고유민 비극 막으려면

<앵커>

지난달 말 한 여자배구 선수가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악성 댓글과 인신공격성 SNS 메시지에 괴로워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도를 넘는 악플에 고통받는 선수들에 대한 보호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유병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달 31일 여자배구 현대건설의 고유민 선수가 신변을 비관하는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했습니다.

경찰이 사망 경위를 수사하고 있는 가운데, 고유민이 생전에 심리 상담 프로그램에서 한 인터뷰가 공개됐습니다.

고유민은 악성 댓글과 SNS 메시지로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놨습니다.

[故 고유민 선수 : 이제 막 댓글이나 악플러들이 '네가 배구 선수냐' '내가 발로 해도 그것보다 잘하겠다' 그런 악플들을 보면 운동도 하기 싫고, 시합도 나가기도 싫고 그만 좀 애썼으면 좋겠다.]

인터넷 스포츠 기사에 달리는 악성 댓글은 이처럼 선수에게 엄청난 정신적 폭행을 가합니다.

선수뿐 아니라 가족까지 거론하며 저주에 가까운 폭언도 서슴지 않습니다.

참다못한 일부 프로야구 선수들은 악플을 단 누리꾼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습니다.

[성경화/변호사 : 정당한 비판과 전혀 상관없는 저주, 혐오성 표현을 공개적인 장소에서 언급하는 건 표현의 자유로 보호될 수 있는 한계를 넘고 있는 걸로 보여서.]

연예뉴스처럼 인터넷 스포츠 뉴스에도 댓글 창을 없애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승우/신트트라위던 : 항상 욕을 먹는다는 생각이 계속 드니까 자신감도 상당히 줄어들고, 이게 무슨 일이 있고 나서 하기보다는 일 나기 전에 스포츠면도 빠른 시일 내 바뀌었으면 좋겠고.]

한국배구연맹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스포츠 기사의 댓글 기능을 개선해 달라고 요청했고, 유승민 IOC 위원은 포털 스포츠 기사의 댓글을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해 달라고 국회에 촉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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