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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가자' 하는 순간 허리까지" 진흙탕 보며 한숨

<앵커>

다음은 이번 비로 이재민이 가장 많이 발생한 충청 지역으로 가보겠습니다. 우선 충남 천안과 아산에는 어제(3일) 짧은 시간 큰 비가 쏟아지면서 도심과 농촌 마을 모두 물로 가득 찼습니다.

집 안으로 흙탕물이 파도처럼 들이쳤던 피해 지역을 유수환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흙탕물에 마치 기와지붕이 둥둥 떠 있는 듯 느껴집니다.

충청 지역 피해 상황

갑작스레 쏟아진 폭우가 마을을 송두리째 집어삼켰습니다.

하루가 지나 물은 빠졌지만 90여 가구가 사는 작은 마을은 뻘밭으로 변해버렸습니다.

마을 길은 물론 집 안 마당까지 진흙탕이 됐습니다.

집 안에 들어찬 진흙이 이렇게 제 발목까지 차올라, 걷기조차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벽을 보시면 물이 들어찼던 상황을 보여주는데, 제 머리 위보다도 한참 위에 있습니다.

살림살이도 엉망입니다.

흰 이부자리며 옷가지가 흙빛으로 물들었습니다.

[김영걸/피해 주민 : 냉장고고, 뭐고, 다 절단 났어요. (복구는) 엄두가 안 나서 못하는 거예요. 어떻게 손을 대야 할지….]

파도처럼 들이닥친 흙탕물에 주민들은 아직도 몸서리칩니다.

[피해 주민 : 한 3, 4분 정도 정말 딱 필요한 것만 집어던지다가 밖을 봤는데 마당에 제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오른 거예요. '엄마 나가자'하고 딱 보니까, 허리까지 물이 차서….]

빗물에 완전히 잠겼던 비닐하우스의 오이는 진흙 범벅이 됐습니다.

[김미영/오이 농가 주인 : 오이 따려고 하다가 이렇게 되니까 이제 뭐 어떻게 해볼 생각도 못 하고. 희망이 없죠. (오이를) 안 뽑아도 다 뽑혀 있잖아요.]

산자락 사찰로 가는 길도 끊겼습니다.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원래 현관문 앞으로 이어지는 아스팔트 포장도로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휩쓸려 내려온 토사와 돌로 4층짜리 건물의 1층이 대부분이 파묻혀 있는 상태입니다.

건물 앞까지 쓸려온 나무의 크기만 봐도 얼마나 물살이 거셌는지 짐작케 합니다.

어제 아산에서는 3명의 주민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는데 그중 50대 주민 1명은 끝내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박기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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