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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바다에 빠진 지체장애 친구 구하다 숨진 남성…'의사자' 인정

[Pick] 바다에 빠진 지체장애 친구 구하다 숨진 남성…'의사자' 인정
지체 장애를 가진 친구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물에 빠져 숨진 남성이 '의사자'로 인정받게 됐습니다.

오늘(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박양준 부장판사)는 숨진 A 씨의 부인이 A 씨를 의사자로 인정하지 않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A 씨는 2018년 8월 강원 지역 한 해수욕장에서 친구 B 씨와 함께 수영하던 중 코와 입에 물이 들어가 허우적거리며 도움을 요청하는 B 씨를 구조하려 물에 뛰어들었다가 숨졌습니다. B 씨는 지체 장애 때문에 왼쪽 어깨가 불편한 상태였습니다.

바다에 빠진 지체장애 친구 구한 남성 '의사자'로 인정 / 구명튜브

이후 A 씨 부인은 보건복지부에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하다가 숨진 남편을 의사자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습니다. 의사자란 자신의 직무가 아닌 구조행위를 하다가 사망하여 '의사상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의사상자법)'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인정을 받은 사람을 말합니다. 의사자로 지정되면 사망 당시 기본연금 월액의 240배에 해당하는 보상금을 받는 등 국가적 예우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보건복지부는 이 요청을 거부했습니다. 의사상자법에 따르면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조하다가 숨졌더라도 본인이 그 사람의 위험을 발생시킨 경우에는 의사자로 인정되지 않는데, A 씨 상황이 이에 해당한다고 본 겁니다. 사고 직전 A 씨와 B 씨는 여러 차례 스노클링을 하다가 물에서 나와 술을 마시기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A 씨 부인은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바다에 빠진 지체장애 친구 구한 남성 '의사자'로 인정 / 서울행정법원 (사진=연합뉴스)

재판부는 "여러 사정에 비춰보면 A 씨가 자신의 행동으로 타인에게 위해를 일으켰다고 볼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 결정과 상반되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사고로 이어진 바다 입수는 B 씨가 혼자 한 것이거나 먼저 앞서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적극적으로 술을 마시자고 권하거나 술을 마신 뒤 스노클링을 하자고 부추긴 사정이 없는 이상, 술을 마신 B 씨가 바다에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A 씨가 B 씨를 위험에 처하게 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B 씨가 몸이 불편함에도 수영 실력이 있었다는 점도 이런 법원 판단의 근거가 됐습니다. 사고 당일 B 씨는 직접 스노클 장비를 빌리고 20여 분 동안 50~60m를 여러 차례 유영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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