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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적북적] 야 너도 잘 쓸 수 있대…강창래 '위반하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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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룸] 북적북적 252 : 야 너도 잘 쓸 수 있대…강창래 <위반하는 글쓰기>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다. 가장 지적인 자도 아니다. 변화에 가장 잘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찰스 다윈이 했다고 알려진 말이다. 유효 기간이 지난 지식은 버려야 한다. 어떤 이론이나 지식, 심지어 원칙도 그 시대와 사회의 편견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책은 매일 읽지 않아도 그날그날 읽는 텍스트 양은 무지 많습니다. 날마다 글을 쓰진 않아도 SNS엔 종종 이것저것 장문으로 끄적입니다. 읽고 쓰는 게 특정 직군이 과점하던 시대는 한참 전에 지나갔지만 자기가 쓰는 글에 누구나 만족하는 건 아니죠. 어떻게 해야 잘 쓸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이들이 꽤 늘어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글 잘 쓰는 사람은 따로 있다", "오래 많이 쓰면 잘 쓰게 된다", "잘 쓰려면 다독해야 한다", "말하는 것처럼 쓰면 된다"… 이처럼 어디선가 들어봤음직한 글쓰기의 원칙들, 그걸 위반하는 글쓰기에 대한 책이 이번 주 북적북적의 선택입니다. 강창래 작가의 <위반하는 글쓰기>를 읽습니다.

강 작가는 출판 편집기획자로 오래 일했고 <책의 정신>,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같은 명작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북적북적의 오랜 청취자라면 <오늘은 좀 매울지도 몰라>를 기억하실 것 같습니다. 투병 중인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하고 돌보면서 적어나간 에세이인데 2년 전쯤 읽었습니다.(북적북적 137입니다.)

저에게도 딱 정립해놓은 건 아니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글쓰기 원칙' 비슷한 게 있습니다. 과도하게 형용사를 쓰지 않고, 글의 첫 문장은 가급적 단문으로, 접속사는 최소한으로 쓰고 등등. 그런 원칙을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는 게 작가의 주장이자, 제언입니다.

"말하는 것처럼 쓰면 글이 잘 '안' 된다. 말은 사건이고 글은 공예품과 비슷한 사물에 가깝기 때문이다. 말은 소리여서 사라지는 그 순간에만 존재한다... 생각 속에는 소리의 톤이나 크기, 이미지도 포함돼 있다. 그러니 말만 글로 바꾼다고 소통할 수 있는 글이 될 리가 없다."

"과장법은 일상의 언어에 깊이 배어 있다. 과장이라는 생각도 없이 과장한다. 그래서 적당한 과장법을 사용하면 감정이 잘 전달될 뿐 아니라 리드미컬하게 읽힌다. 가장 잘 드러난 형식이 유행가 가사일 것이다.... 가장 효과적인 것은 극적이면서 보편적인 것이다."

"스스로 고치기 어려운 초보자들에게는 같은 주제의 글을 세 번쯤 써 보라고 권한다. 글을 끝내고 나서 완전히 다시 쓰기를 세 번 반복하라는 거이다... 이런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언젠가 한 번에 마음에 드는 글을 쓰는 날이 온다. 아, 물론 그런 날은 영원히 오지 않을지도 모른다."


글쓰기를 고민해본 분과 그렇지 않은 분에게 다르게 읽힐 수 있는 책입니다. 한편으로 저는, 여러 가지 글쓰기 방법이 삶에 대한 은유처럼도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서도 여러 원칙이 있겠지만 시간이 지날 때마다 업그레이드해야겠죠.

언젠가 읽었던 책의 한 대목, 종교에 대해 말하며 "저 산의 정상을 오르는 데는 질러가거나 돌아가거나 하는 등 수십, 수백 개의 코스가 있다, 그런 게 종교 아니냐"던 게 기억납니다. 글쓰기도, 우리 삶도 그런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요즘 기사든 다른 글이든 쓰다 보면 매번 도돌이표 같기만 하고 나아지지 않아서 고민하곤 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조금은 달라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삶도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출판사 북바이북으로부터 낭독 허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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