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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유의 '공관 전쟁'…시진핑, 왜 '청두 카드' 꺼냈나

中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

<앵커>

미국이 휴스턴에 있는 중국 총영사관 폐쇄 조치를 취한데 맞서서 중국 정부가 오늘(24일) 서남부 청두에 있는 미국 총영사관을 폐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똑같은 식으로 맞불을 놓은 건데 먼저 송욱 특파원의 보도 보시고 베이징 연결하겠습니다.

<기자>

중국 정부가 오늘 오전 전격적으로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폐쇄를 통보했습니다.

[중국 관영 CCTV 보도 : 중국은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 허가를 취소하고,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단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중국은 지난 21일 미국이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을 폐쇄한 것에 대한 정당하고 필요한 대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이 기술 탈취 등을 폐쇄 명분으로 내세운 것처럼 청두 총영사관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 일부 청두 총영사관 직원들이 신분에 맞지 않은 활동을 하면서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중국의 안보 이익을 해쳤습니다.]

청두 미국 총영사관 폐쇄 시한은 미국의 조치와 마찬가지로 72시간이 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동안 중국은 비자 발급 제한 같은 미국 제재에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반격해왔습니다.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에서 서류를 태우는 장면이 포착됐던 것을 의식한 듯 중국 관영매체는 미국 총영사관 상황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했습니다.

1985년에 세워진 청두 미국 총영사관은 중국 서남부, 특히 신장과 티베트까지 관할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그동안 이들 지역의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중국을 압박해 왔습니다.

청두 미국 총영사관은 또 지난 2012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최대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의 실각 사태 당시 미중 간 충돌이 벌어진 곳이기도 합니다.

중국 정부는 현재 상황을 맞이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며 모든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영상취재 : 마 규,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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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송욱 특파원, 중국이 여러 군데에 있는 미국 공관 가운데 청두에 있는 총영사관으로 대응하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미국의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 폐쇄 이후 우한과 홍콩, 그리고 청두의 미국 총영사관이 보복 대상 후보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우한은 코로나19로 빠져나갔던 직원이 아직 다 돌아오지 못한 상태고 홍콩은 규모나 상징성 측면에서 휴스턴 중국 총영사관보다 훨씬 큽니다.

규모나 중요도 측면에서 비슷한 청두를 선택하면서 확전이나 파국은 피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청두 미국 총영사관은 미국이 인권 문제를 제기하는 신장과 티베트 지역을 관할하는데 이곳을 폐쇄하면 미국 입장에서는 정보 수집 전초기지가 사라지게 되는 셈입니다.

<앵커>

이제 또 미국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지켜봐야 하는데 미중 갈등, 어디까지 갈 것으로 예상해볼 수 있습니까.

<기자>

영사관 폐쇄는 국교 단절 직전 단계의 외교 조치이자 미국과 중국의 수교 이후 처음 있는 일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공관 추가 폐쇄 가능성을 열어놓았고요.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미 국무장관 : 닉슨 대통령은 자신이 중국 공산당을 세계에 개방하면서 (괴물) 프랑켄슈타인을 창조한 것에 두려움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이 그렇습니다.]

미국의 중국 때리기, 사실 대선을 100일도 안 남긴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죠.

때문에 대선 전까지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압박과 제재를 멈추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중국도 여기까지 온 만큼 맞불을 계속 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관영매체에서는 홍콩에서 외교관 신분으로 활동하는 미국 정보요원을 추방하는 것이 다음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국은 대선 전략 차원 측면이 크고 중국에게 미중 관계 파국은 경제·외교적 치명타이기 때문에 전면전은 미중 모두에게 부담인 것도 사실입니다.

(영상취재 : 마 규, 영상편집 : 조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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