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주먹구구 활성탄 필터 세척 주기, 유충 사태 키웠다

벌레 막는 방충시설도 미흡

<앵커>

인천 수돗물에서 작은 벌레가 나온 지 내일(23일)이면 이제 2주째에 접어듭니다. 정수장 안에서 숯의 일종인 활성탄으로 물을 거르는 곳에서 어떻게 유충이 생겼는지 현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주 세척을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고, 또 벌레를 막아주는 시설도 미흡해서 유충이 생겼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강민우 기자입니다.

<기자>

활성탄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된 전국 정수장 7곳 가운데 유충이 수도관을 타고 가정까지 간 건 인천의 두 정수장뿐입니다.

합동조사단은 활성탄 필터 세척 주기가 너무 길었다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두 정수장 모두 보름에서 20일에 한 번씩 물을 아래에서 위로 분사하는 방식으로 필터를 세척 하는데 같은 취수장에서 물을 받는 서울 영등포 정수장보다 세척 주기가 3배나 깁니다.

며칠마다 세척 해야 하는지 기준도 없습니다.

필터 특성상 유기물 같은 찌꺼기가 필터 하부에 깔리는데 물 흐름 때문에 밑으로 내려가는 유충들이 먹이를 찾아 더 아래로 이동했고 세척도 자주 안 하다 보니 필터를 빠져나가 가정으로 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양영철/을지대 보건환경안전학과 교수 : 고운 유기물 입자가 활성탄 밑에 쌓이죠. 깔따구 유충이 제일 섭취하기 좋은 유기물이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유충들이 더 많이 활성탄 밑으로 이동하게 되는….]

벌레를 막는 방충망 설치도 미흡했던 걸로 추정되는데, 밀폐형 정수시설이라 해도 일부는 출입문을 둘 수밖에 없어 벌레를 완전히 차단할 수 없습니다.

벌레가 들어오지 않게 하거나 들어오더라도 자주 세척해 유충이 서식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어야 하지만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지 않은 겁니다.

환경부는 뒤늦게 전국 정수장 방충 시설을 보완하고, 세척 주기 기준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이준호)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