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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도 벌어봤어요"…거침없이 밝히는 '학생 포주들'

[SBS 스페셜] 채팅앱에서 생긴 일 - 은밀하게 위험하게 ①

"아이들의 성을 사는 것은 성매매가 아닌 성착취"

12일에 방송된 SBS 스페셜에서는 '채팅앱에서 생긴 일-은밀하게 위험하게'라는 부제로 익명 채팅앱 속에서 위협받는 아동‧청소년을 보호할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제작진은 한 통의 제보를 받아 경기도의 유흥가를 찾았다. 그리고 그곳에서 얼핏 보기에도 어려 보이는 한 여성이 현금을 찾은 남성과 사라지는 장면을 목격했다.

40여분 후 다시 모습을 드러낸 여성이 향한 곳은 숙박업소. 그리고 더 이상 여성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다음날 아침 숙박업소에 미성년자 아이들이 없는지 물었다.

그리고 신분을 밝힌 제작진들에게 아이들은 선뜻 대화를 허락했다. 모텔에서 생활한 지 2주 정도 되었다며 반 가출 상태라고 밝힌 여성은 지난밤의 그 여성이었다. 중3이라는 호연은 "쉽게 말하면 내가 조건을 한다"라고 말했다.

호연은 랜덤채팅앱을 통해 성매수자를 찾고 그렇게 돈을 벌고 있다는 것. 그리고 호연은 그 자리에서 랜덤 채팅앱을 사용해 성매수자를 찾는 모습을 공개했다. 또한 호연은 "처음에는 조건을 하려던 게 아니고 반강제로 끌려갔다. 담배가 필요해서 글을 올렸는데 담배를 사준다던 사람이 담배만 받고 가면 너무 한 게 아니냐면서 끌고 갔다. 그리고 담배가 다음에는 돈으로 바뀌고 그렇게 조건을 하게 된 거다"라며 "중 1 때 처음 앱을 써봤는데 크게 후회는 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랜덤채팅앱을 사용해봤다는 또 다른 아이들을 만났다. 아이들은 대부분 호기심으로 시작해 돈이 필요해서 성매매를 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아이들의 절반 이상이 채팅앱으로 성매수자를 만났고 그 빈도는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익명성이 철저하게 보장되는 랜덤 채팅앱. 이에 전문가는 "익명이라 무슨 일이 터져도 특정이 안 되는 거다. 그래서 경찰이 검거할 수도 없다"라며 랜덤 채팅앱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전문가는 "이미 성규범은 무너졌다. 아이들에게 성은 원래 사고팔 수 있는 거다. 랜덤 하게 모든 아이들에게 무차별하게 접근해서 성을 사고팔 수 있다고 기회를 준 것이 랜덤채팅앱이다"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성매매를 직접 하지 않고 알선하는 또래 포주 성윤 양을 만났다. 자신이 알선한 성매매자의 신고로 경찰에 적발되어 일을 멈추게 되었다는 아이. 성윤은 "하루에 제일 적게 번 게 200만 원 정도였다. 그중에 내가 7에서 6을 가졌다"라며 "다 친구들이었으니까 이상한 사람들 안 만나게 하려고 했다. 이상한 요구하는 사람들은 다 삭제했다"라고 설명했다.

자신을 포주라고 서슴없이 말하는 아이들. 그중 한 아이는 조건 사기 알선으로 돈을 번다고 밝혔다. 성매매 직전 남자들을 보내 매수남을 협박하고 개인 합의를 한다는 것. 그리고 이 아이는 "개인 합의로 제일 많이 벌었을 때는 1억을 벌었다. 그런데 여기서 내가 가진 돈은 100만 원뿐이고 남자랑 같이 들어갔던 아이는 50만 원을 받았다. 그리고 나머지는 성매수자를 위협하는 남자들이 다 가져갔다"라고 말해 충격을 안겼다.

한 또래 포주는 자신을 연결 고리라고 표현했다. 자신은 진짜 포주와 성매매자를 연결해주는 고리라는 것. 그리고 아이는 "먹이사슬 같은 느낌이다. 내가 관리한 애들은 총 30명 정도였다. 내가 매수자를 찾을 때도 있고 업자가 우리를 찾을 때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랜덤 채팅앱을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 "호구 잡기 편한 곳이 채팅앱이다"라는 말도 했다. 그러면서도 성인이 되면 일을 그만둘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렇게 자신이 한 일을 숨김없이 말하는 아이들에게 죄의식 따위는 없었다. 자신들이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기엔 너무 어렸던 것.

이에 전문가는 "포주 역할을 하는 아이들은 더 어릴 때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자신이 알선자가 된 것이다. 빠져나갈 수 없는 암 구조에 들어가고 스스로 이 바닥에서 또래 포주가 되면서 살아남은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라고 평가했다.

(SBS funE 김효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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