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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광봉 안 보여요"…야심한 밤, 위험한 마라톤 대회

<앵커>

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3명이 새벽에 음주 차량에 치여 숨졌다는 소식 어제(9일) 전해드렸습니다. 사고를 낸 음주 운전자는 오늘 구속됐지만, 대회 운영방식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안희재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음주 차량이 마라톤 참가자 3명을 덮치기 6시간 전쯤, 어둠 속 경광봉을 켠 무리가 갑자기 나타나고 놀란 차들이 속도를 줄이거나 옆 차선으로 옮겨갑니다.

주최 측은 "사전에 인도로만 뛰도록 교육했고, 이마에 헤드라이트 같은 개인 안전 장비를 꼭 갖추라고 안내했다"고 설명했지만, 빠르게 달리는 운전자가 국도 갓길을 달리는 마라토너를 인식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목격자 : (앞차가) 급정거하고 그러다 또 2차 사고도 날 뻔하고…. 안 보여요 솔직히. 경광봉 하나만 들고 뛰시는데 당연히….]

특히 500㎞ 넘는 대회 구간에는 인도가 끊기는 구간이 적지 않아 사고 위험이 뒤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사고가 난 마라톤 대회에는 구급차도 배치되지 않았습니다.

[주최 측 관계자 : 국도는 인도 없이 갓길만 있으면 사람 주행이 가능해서 갓길로 가도록 했죠. (구급차는) 출발할 때만 있고 계속 따라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고요.]

지난해 육상대회 부상자 5명 중 1명이 차량이나 자전거 등과 부딪혀 다쳤을 만큼 안전 관리가 중요한데 통일된 지침 없이 대회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울트라마라톤연맹 관계자 : 조직들이 안전이라든지 이런 걸 신경 쓰느냐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참가자가) 각서 같은 것 있잖아요. 그런 걸 써요. 안전에 대한 건 본인 책임이라고.]

사고를 낸 운전자가 구속된 가운데 경찰은 다음 주 주최 측을 불러 안전관리 부실 여부를 수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정상보·김용우, 영상편집 : 소지혜, 화면제공 : 경기소방재난본부 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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