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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어 폼페이오도 문열어둬…'10월 깜짝쇼' 승부수 띄울까

트럼프 이어 폼페이오도 문열어둬…'10월 깜짝쇼' 승부수 띄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이번에는 북미협상의 총책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북한이 '미국과 마주 앉을 생각이 없다'고 일단 쐐기를 박은 가운데서도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 당국자들이 잇따라 3차 북미정상회담 띄우기에 나서면서 대선 국면에서 '10월의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라는 깜짝카드의 현실화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9일(현지시간) 대선 전 3차 북미정상회담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에 만남의 주체와 방식, 시기에 대해서는 "오늘 말하고 싶지 않다"고 말을 아끼면서도 대화를 계속 해나갈 수 있기를 매우 희망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그러면서 만남의 주체와 관련, "정상회담보다 낮은 수준에서든지, 아니면 그것이 고위 지도자들 또한 다시 함께 모이도록 하기 위해 적절하고, 유용한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이라며 '고위 지도자'라는 표현을 통해 정상간 재회 가능성도 닫지 않았다.

특히 "한쪽 당사자와 하는, 진행중인 대화에 관해 언급하고 싶지 않다"는 발언도 구체적으로 부연하진 않았지만 듣기에 따라서는 물밑 움직임이 있다는 말로 들릴 여지가 있어 보여 그 진의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통신은 북한이 대화에 복귀할 의사가 없다고 말함에도 불구, 폼페이오 장관이 또다른 북미 정상회담의 문을 열어뒀다고 풀이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언급은 "만약 도움이 된다고 생각되면 추가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지난 7일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 상에 있는 것이다.

공교롭게 북미 실무협상 책임자인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이 방한 기간 미국과 마주 앉지 않겠다는 북한을 향해 "우리는 북한과 만남을 요청하지 않았다"고 받아친 상황에서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톱다운 외교의 애드벌룬을 연달아 띄운 모양새가 연출된 셈이다.

비건 부장관은 앞서 지난달 29일 한 행사에서도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 "아마도 그럴 것 같지 않다"고 낮게 봤다.

그러면서 지난해 2월말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사실을 환기시키며 실무협상을 통해 합의가 어느 정도 도출돼야 정상간 만남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비건 부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에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협상할 준비가 돼 있고 권한이 있는 카운터파트를 임명해달라'며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북측 협상 상대 임명을 공개적으로 촉구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실제 3차 북미정상회담 '깜짝쇼'라는 승부수를 던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대선 국면에서 운신의 폭이 넓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성과가 담보되지 않는 한 더 큰 후폭풍에 처할 위험부담이 있다.

그렇다고 제재 완화로 수렴되는 북한의 새 계산법 요구에 쉽게 응하기는 더욱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미국이 그간 대북 기조를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상황관리 쪽에 무게를 둬왔던 것도 이런 맥락이다.

북한 입장에서도 미 대선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다걸기'를 하기보다는 상황을 관망하는 쪽을 택할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흑인사망 시위사태 대응 논란, 회고록 폭로 파문 등 각종 악재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재선가도에 빨간불이 켜진 트럼프 대통령이 국면 전환을 위해 북미정상회담 카드를 꺼내드는 시나리오를 이제는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우리 정부가 '대선 전 북미정상회담 카드'에 적극적인 가운데 비건 부장관의 이번 방한 계기에 한미간에 구체적으로 오간 조율의 내용도 주목된다.

미 조야도 '10월의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 조야 내에서는 사진찍기 행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최근 회고록 발간으로 엄청난 파문을 일으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율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으로 '10월의 깜짝쇼'를 연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폼페이오 장관도 구체적 시기 등에 대해서는 적시하지 않은 채 모호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도움이 된다면'이라는 말로, 폼페이오 장관은 '적절하다면 그리고 도움이 되는 활동이 일어날 수 있다면'이라는 말로 회담의 전제조건을 걸었다.

뒤집으면 사전에 실익에 대한 계산기부터 두드려본 뒤 움직이겠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의 언급 자체가 김 위원장에게 유화적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 추가 도발 등 북한의 궤도이탈을 막기 위한 상황관리 포석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미국과 마주 앉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북한이 향후 어떤 반응을 보일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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