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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부모 "제자 폭행 혐의 사설 피겨 코치, 징계 중에도 훈련"

피해자 부모 "제자 폭행 혐의 사설 피겨 코치, 징계 중에도 훈련"
▲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진상규명 토론회

피겨 스케이팅 유망주의 어머니가 고(故) 최숙현 선수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피겨 선수 자녀를 둔 최 아무개 씨는 9일 국회의원회관 제1 소회의실에서 열린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진상규명 및 스포츠 폭력 근절, 스포츠 구조개혁을 위한 국회 긴급토론회'에 참석해 가슴 아픈 증언을 했습니다.

최 씨는 "저는 꿈나무 피겨 선수의 엄마입니다. 고 최숙현 선수가 얼마나 참담했을지 잘 알 것 같다"며 "저희 아이는 피겨 코치에게 폭행을 당하고, 폭언을 들었습니다. 경찰서에 신고했지만 '벌금 20∼30만 원에 그칠 것이다'라는 말을 듣고, 다른 관할 경찰서와 상담도 했지만, 힘없는 부모들이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았습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그는 "2차 피해까지 발생하는 걸 보고, 경찰, 관계기관 등 진정서를 넣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런데 도움을 받기 어려웠고, 가해 혐의자 변호사는 보도를 한 언론사를 고소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경기)팀에서 감독과 팀 닥터라고 불린 운동처방사, 팀 선배들에게 본 피해를 올해 2월부터 6월까지 경주시청, 경찰, 검찰,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등에 호소하고도 보호받지 못했던 고 최숙현 씨를 떠오르게 하는 증언입니다.

최 씨는 지난해 9월 대한빙상연맹에 진정서를 냈고, 11월에 해당 지도자가 1년 자격 정지 처분을 받았습니다.

최 씨는 "피해자 어머니 4명이 모여서 진정을 냈다. 그런데 1년 자격 정지만 나와서 너무 속상했다"라며 "그런데 징계를 받은 지도자가 재심을 신청했다. 그 사이 피해자 증언이 더 나왔고, 해당 지도자의 자격 정지 기간이 3년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심의 과정에서 개인 코치가 공식적인 '지도자 자격증'도 없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최 씨는 최근에 또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는 "다른 피해자 어머니가 아이스링크에서 아이를 가르치는 그 지도자의 모습을 봤다고 한다. 그래서 빙상연맹에 다시 신고했더니 '개인 레슨까지는 막을 수 없다. 공식 대회 코치석에 앉는 것만 막을 수 있다'고 답했다"며 "어제도 아이스링크에서 그 코치를 봤다는 어머니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최 씨의 자녀는 폭행을 당하고도 "피겨가 좋다"고 했습니다.

최 씨는 "아이가 그 코치를 생각하면 두려움을 느낀다. 그래도 피겨가 좋다고 하니, 계속 피겨를 배우고는 있다"고 말한 뒤 "그(가해 혐의자)를 우리 아이가 아이스링크에서 마주친다면…"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아이의 두려움을 잘 아는 최 씨는 눈물을 꾹 누르며 "어린아이들이 행복하게 운동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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