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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잇] 뚱뚱한 개가 더위에 더 약하다? (여름나기 tip)

이학범 | 수의사. 수의학 전문 신문 『데일리벳』 창간

최근 재미있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영국에서 90만 건 넘는 동물병원 의료기록을 분석한 결과 특정 반려견이 열사병 같은 온열 질환에 잘 걸린다는 내용이었다. 대형 품종일수록 온열 질환에 걸릴 위험이 컸고(50kg 이상의 대형견은 10kg 미만의 소형견보다 3.4배가량 더 위험) 반려견의 비만 역시 온열 질환 위험을 높이는 요소로 꼽혔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비만은 역시 만병의 근원인 것 같다.

비만 반려동물은 기대 수명이 2년 정도 줄어드는데, 사람 나이로 환산하면 무려 10년 이상 빨리 죽는다는 뜻이다. 흥미로운 점은 믹스견보다 순종견이 2배 정도 더위에 더 약했다는 사실이다. 역시 믹스견은 병도 적게 걸리고 건강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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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강아지 개 반려동물 (사진=픽사베이)

연구에 따르면 온열 질환에 걸린 반려견 중 14.2%가 사망했다고 한다. 그만큼 반려견이 더위를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올여름은 유독 무덥다고 하니 더더욱 '반려견의 건강한 여름나기' 방법을 잘 숙지해야겠다. 대표적인 방법 몇 가지를 소개한다.

#1 시원한 물 주기

더운 여름에는 물이 금세 미지근해진다. 따라서 물그릇에 있는 물을 시원한 물로 자주 교체해 주는 게 좋다. 물을 자주 바꿔주면 위생적으로 좋을 뿐만 아니라, 반려견의 수분 섭취를 자연스럽게 늘릴 수 있어서 반려견이 더위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된다.

물그릇의 종류와 개수를 늘리는 것도 좋다. 물그릇을 1개만 쓰는 게 아니라, 사기, 플라스틱,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재질의 물그릇을 집 안 곳곳에 배치한 뒤 시원한 물로 자주 갈아주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용 정수기, 분수 같은 제품도 나와 있으니 활용해볼 수 있다. 산책할 때도 꼭 물을 챙겨나가서 중간중간 물을 먹여야 한다.

#2 물로 적셔주기

반려견이 더위에 힘들어한다면, 시원한 물을 뿌려주는 것도 좋다. 사람이 등목을 하며 더위를 식히는 것처럼 말이다. 때때로 얼음이나 알코올을 통해 반려견의 체온을 낮추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면 말초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며 오히려 저체온증에 빠질 수 있으므로, 얼음/알코올보다는 물을 적셔주는 방법을 추천한다.

#3 에어컨 틀어주기

집 안의 온도와 습도를 낮춰주는 것도 좋다. 반려견은 평균적으로 실내온도가 25도를 넘어서면 이미 심한 더위를 느끼고, 28도 이상이 되면 체온이 높아지기 시작한다. 따라서 에어컨을 틀어서 실내온도를 낮춰주는 게 도움이 된다. 에어컨을 틀면 습도까지 낮아지므로 헐떡임(panting)을 통한 체온발산도 수월해진다. 선풍기의 경우 어느 정도 도움이 되긴 하지만 에어컨만큼 효과가 있지는 않다. 반려견은 사람과 달리 털이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 강아지 개 반려동물 (사진=픽사베이)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반려견을 절대로 혼자 차 안에 두지 말라'라는 것이다.

생각보다 많은 보호자가 더운 여름 반려견을 차 안에 뒀다가 반려견을 위험에 빠뜨린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잠깐 화장실만 갔다 올 건데 괜찮겠지!"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지만, 여름철 차 안 온도는 순식간에 상승한다. 외부 온도가 24도 일 때, 10분이 지나면 차 안 온도는 34도가 되고, 20분이 지나면 40도가 된다. 외부 온도가 29도인 경우에는 10분 뒤 차 안 온도가 40도, 30분 후 48도까지 높아진다. 따라서 여름에는 단 몇 분이라도 차 안에 반려견을 혼자 둬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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