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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과로' 또 숨진 택배기사…"힘들어도 못 쉰다"

'조기 인력 충원 · 휴식시간 보장' 권고, 개선 없어

<앵커>

코로나19 여파로 택배 물량이 급증하면서 택배 노동자들의 업무 강도는 크게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쉴 곳 조차 없는 경우가 많은데요. 지난 5월에 이어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노동자가 과로를 호소하다 또 숨졌습니다.

제희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박승환 씨는 이른 아침에 나와 하루 평균 14시간은 꼬박 일해야 배송을 겨우 끝낼 수 있습니다.

좁은 골목을 누비며 매일 배송해야 하는 물량이 300개 남짓, 이렇게 주 6일을 일합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업무 강도는 훨씬 세졌습니다.

[박승환/CJ대한통운 택배기사 : 마트에서 장을 안 보니까 무거운 것, 큰 것들이 많이 늘었거든요. 개수도 늘어났는데 노동 강도도 훨씬 더 강해졌어요.]

지난 3월과 5월에 이어 지난 4일, CJ대한통운 소속 택배 노동자 서형욱 씨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습니다.

숨진 서 씨는 최근 자정이 가까워 퇴근하는 날이 잦았고, 평소 지병이 없었는데 최근에는 가슴 통증을 자주 호소했다고 가족과 동료들은 말합니다.

[서형주/故 서형욱 씨 누나 : (마지막 근무 때) 계단 3칸 올라가는 게 너무 힘들고 호흡이 안 돼서. 동생이 (물량) 해소 못 하면 다른 분이 나눠서 하게 되는데, 지금도 물량이 굉장히 많다며 (걱정했습니다.)]

택배 노동자의 연이은 사망은 힘들어도 쉴 수 없는 고용 구조와 무관치 않습니다.

고용 계약은 본사가 아닌 대리점과 맺고 배달 건수로 수입이 결정되는데, 몸이 아파 쉬게 되면 일당보다 더 많은 대체 배송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국토부가 택배업체에 조기 인력 충원과 휴식시간 보장 등을 권고했지만, 크게 개선된 것은 없습니다.

CJ대한통운 측은 향후 택배 노동자 개인이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안전하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짧은 입장문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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