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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없었다는 진술서…"감독이 불러주는 대로 썼다"

<앵커>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이 가해자인 감독과 주장 선수를 옹호하는 내용의 진술서를 냈었는데, 이게 강요로 작성됐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최숙현 선수를 문제 선수로 몰거나, 폭행이나 가혹행위도 없었다는 내용이었는데, 감독이 보는 앞에서 감독이 불러주는 대로 썼다는 겁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25일, 고 최숙현 선수가 대한체육회 조사관과 전화를 합니다.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조사관 : 반박할 수 있는 증거 자료라든지 있으면 그걸 보내줘요. 다른 선수들은 진술서를 저쪽에서 다 받았더라고.]

[고 최숙현 선수 : 그런 게 없어요, 지금 저희한테.]

당시 김 감독과 주장 선수는 경찰과 대한체육회에 의견서를 내면서, 전·현직 선수 10여 명의 진술서도 함께 냈는데 모두 최 선수를 문제 선수로 몰거나 폭행과 가혹행위는 없었다는 내용입니다.

그런데 SBS 취재 결과 자발적으로 진술서를 쓰지 않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동료선수 A 씨는 감독과 주장 선수가 지켜보는 앞에서 진술서를 썼다고 폭로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A 씨 : 당사자들, 주장 선수하고 김 감독이 있는 앞에서 썼거든요, 제가. 거기서 감독님이 '이렇게, 이렇게 써라'. '이렇게 썼습니다' 했더니 '그래 그다음 문장은 이렇게 또 써라' 해가지고 제가 그걸 다 완성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감독의 강요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도 말했습니다.

[고 최숙현 선수 동료 A 씨 : '폭력 사실이 없다'라고 '뭐든지 다 없다, 무조건 없다' 이렇게 쓰라고 저한테 했습니다. 다 기억이 나는데도, 저는 기억이 생생히 나는데도 저를 앞에 두고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있었나? 없었잖아' 이렇게 계속 저한테 말했습니다. 저는 마지못해 '네네네' 이러면서 썼습니다.]

감독과 주장 선수 측 주장대로 폭행이 없었다고 말한 나머지 선수 10여 명도 거짓 진술서를 썼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반드시 재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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