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도 운동선수 가혹행위…1년 넘게 폭행·폭언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유망주 고(故) 최숙현 선수가 폭언·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가운데 광주에서도 운동선수 가혹행위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오늘(8일) 광주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폭행·모욕 등 혐의로 전 광주시체육회 소속 우슈 선수 A(27)씨를 입건했습니다.

A씨는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광주 서구 염주체육관 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던 대학생 선수 B(21)씨에게 수차례 폭언과 폭행 등을 한 혐의입니다.

B씨는 2018년 3월 광주 모 대학교 운동 관련 학과에 입학해 우슈 선수로 합숙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B씨가 기억하는 선배들의 폭행은 같은 해 6월부터 시작됐습니다.

발차기하지 못한다고 손으로 명치를 때리거나 막대기로 엉덩이를 때렸습니다.

이들의 폭행은 아무런 이유 없이, 또는 아주 사소한 이유로 지속해서 이뤄졌다는 게 B씨의 주장입니다.

술을 마시는 것을 거절했다는 이유로, 여자친구를 소개해주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주먹이 날아들었습니다.

1년 넘게 이어진 폭언과 폭행을 견딜 수 없었던 B씨는 결국 지난해 11월 이들의 행위를 협회에 알리고 운동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협회 측은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품위 손상을 이유로 A씨에게 출전정지 3회라는 징계를 내렸습니다.

B씨는 억울한 마음에 이러한 피해 사실을 담은 고소장을 경찰에 접수했습니다.

경찰은 코로나19로 피의자 조사에 어려움을 겪다 5개월여만에 A씨의 폭행과 폭언 행위를 입증하고 지난달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B씨는 고소 과정에서 또 다른 선배의 성추행도 주장했지만, 경찰은 혐의를 입증하지 못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은 A씨와 B씨가 원만하게 사건을 해결할 수 있도록 합의 기간을 부여하고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A씨를 재판에 넘길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