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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도 절절매던 최숙현 '팀 닥터', 의사 면허 없었다

프리랜서 신분, 징계 대상 포함 안 돼

<앵커>

폭행과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선수가 남긴 녹음파일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사람은 '팀 닥터'라고 불리는 남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남성, 의사 면허는커녕 물리치료사 자격증도 없었습니다.

조윤하 기자입니다.

<기자>

[팀 닥터 : 이빨 깨물어. 어디서 양아치 짓을! 어? 야! 커튼 쳐!]

2019년 3월 뉴질랜드 전지훈련장. 팀 닥터 안 모 씨가 선수들을 때렸습니다.

[팀 닥터 : 이리 와. 그따위로 해? 손 안 내려?]

최숙현 선수가 남긴 녹음파일 속 대부분 폭행은 안 씨가 주도했는데, 팀 총책임자인 감독은 오히려 절절맵니다.

[감독 : 일단 한잔하시죠. 한잔하시고, 콩비지 찌개 제가 끓였습니다.]

선수들에게 욕설하며 윽박지르다가도, 안 씨에게는 깍듯합니다.

[감독 : 참으십시오, 선생님.]

안 씨는 철인 3종 팀이 경북체육회에서 경주시청 소속으로 옮긴 뒤 선수들 재활 치료를 돕는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습니다.

경북 경산 한 병원에서 일하다 국가대표 출신 한 선수의 주선으로 경주시청팀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안 씨는 팀 닥터로 활동했지만, 의사 자격증은 물론, 물리치료사 자격증조차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러면서도 선수들에게 매달 물리치료 명목으로 한 명에 최대 100만 원 정도 받아 챙긴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 씨는 폭행을 주도했지만 체육회 소속이 아닌 프리랜서 신분이어서 징계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경주시체육회 관계자 : '의사'라고 했으면 불법 의료 행위로 봐야 하고, 사칭했으면 업무방해로 해야 하는 거고, 법리적 검토를 해서 포괄적으로….]

경주시는 다른 피해 선수들의 진술을 청취한 뒤, 이르면 다음 주 안 씨를 폭행과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할 방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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