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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도 찜통' 주방…선풍기 사용 금지 · 압수한 백화점

소방청 "주방 내 선풍기 사용 금지 규정 없어"

<앵커>

한여름에도 시원한 곳 중의 하나가 백화점인데 푸드코트 조리실 안쪽은 어떨까요? 마스크를 쓰고 뜨거운 불 앞에서 일하다 보면 찜통이 따로 없다는데, 한 백화점이 선풍기를 못 쓰게 하고 압수까지 해갔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세계백화점 지하 푸드코트입니다.

입점 협력업체 직원들이 두꺼운 마스크를 쓴 채 불 앞에서 조리하느라 분주합니다.

3평 남짓 좁은 조리실 안에서 온종일 서서 일하며 더위와도 싸워야 합니다.

[신세계백화점 협력업체 직원 : 이게 가만히 서 있는 것도 아니고 움직이면서 뭘 하고 있잖아요. 사우나 정도로 느꼈던 것 같아요.]

에어컨 바람도 안 미치는 조리실 온도를 직접 재봤습니다.

38도, 매장보다 12도나 높습니다.

그런데도 흔한 선풍기 한 대 보이지 않습니다.

[(안에 뜨겁지 않으세요?) 뜨겁습니다. 아주 더워서 죽을 지경이에요.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나오는데 일하는 사람은 못 느껴요. (선풍기라도 좀 두고 하시지…) 선풍기 틀면 큰일 납니다.]

백화점이 규정이라며 사용을 금지한 것입니다.

선풍기 압수 백화점

휴대용 선풍기, 일명 손풍기까지 압수해갔습니다.

[신세계백화점 협력업체 직원 : KC 인증받은 선풍기를 썼어요. 안전점검 받으면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쭤봤는데 선풍기는 무조건 안된다고.]

백화점 측은 "모터 과열이나 먼지로 인한 화재 위험성 때문에 선풍기 사용을 자제시키고 있다"며 "식·음료 매장은 냉방에 더 신경 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백화점들은 어떨까.

경쟁 백화점 두 곳의 푸드코트를 둘러보니 대부분 선풍기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푸드코트서 선풍기 사용하는 타 백화점

[A 백화점 협력업체 직원 : (백화점 측에) 허락을 받아서 사용하거든요. 위생 관련해서 오시는 분들한테는 저희가 주기적으로 청소를 하고 있다고 얘기를 해서. 안 그러면 더워서 어떻게 일을 해요.]

소방청에 확인했더니 주방에 선풍기를 둬서는 안 된다는 규정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도 안전수칙만 잘 지키면 문제없다고 말합니다.

[박재성/숭실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화재를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서 아예 사용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몸이 아파서 약을 먹는데 부작용 때문에 그 약을 복용하지 못한다는 것과 비슷하다고 봐요.]

협력업체 직원들은 불이익을 당할까 봐 백화점 측에 선풍기 사용을 더 강하게 요구하지 못했다고 털어놨습니다.

(영상편집 : 이소영, VJ : 정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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