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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재료 폐기→감염 경로 '감감'…처분은 고작 과태료 50

정부, 환자 발생 열흘 만에 공식 사과

<앵커>

보건당국은 유치원생들이 어떤 음식을 먹고 아픈 건지 조사에 나섰습니다. 그런데 해당 유치원이 음식 재료 가운데 일부를 이미 폐기해서 감염 경로를 파악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은 김상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보건당국은 지난 16일 발병 사실을 처음 인지한 뒤 유치원의 식단부터 들여다봤습니다.

하지만 해당 유치원은 집단 식중독 발병에 대비해 조리 식품을 144시간 동안 보관해야 한다는 현행법을 어기고 떡볶이와 군만두 등 6개 식품을 이미 폐기한 상태였습니다.

[안산시청 관계자 : 잘하시는 분들은 나눠주기 전에 (식품 보존을) 하고 배식을 하는데, 반대로 해왔던 거예요. 배식하고 보존을 하니까 부족해서 안 한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남아 있는 보존식을 포함해 유치원 문고리, 식기구 등에서 나온 환경 검체 104개를 검사했지만 전부 음성이 나왔습니다.

역학조사를 더 어렵게 만든 유치원에 부과된 벌은 과태료 50만 원이 전부입니다.

당국은 할 수 없이 아이들을 상대로 무엇을 먹었는지 일일이 물어 퍼즐 맞추기 식의 역학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 : (원인 규명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고 생각하셔야 할 겁니다. 음성이라 해서 다 (감염원이) 아니라고 이야기 못 하고….]

교육부는 오늘(26일)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들과 긴급회의를 열고 공식 사과했습니다.

환자 발생이 처음 보고된 지 열흘만입니다.

[오석환/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 : 또 다른 감염병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이 위협되고 국민들께서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시다는 점에 대해 송구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교육부와 질본, 식약처는 긴급대책반을 구성해 집단 급식소가 설치된 유치원 4천여 곳을 점검하고 보존식을 폐기할 경우 처분 기준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최호준·김민철,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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