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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적 "아이들이 부른 '당연한 것들' 울컥했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을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SBS에 있습니다.

■ 방송 :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월~금 (14:00~16:00)
■ 진행 : 주영진 앵커
■ 대담 : 이적 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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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진/앵커: 코로나19가 우리에게서 앗아간 일상. 그 일상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누구나 생각은 했습니다만 그 생각을 저렇게 아름다운 노래로 표현해 주신 가수 이적 씨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찾아주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이적/가수: 안녕하세요? 이적입니다, 반갑습니다.
 
▷ 주영진/앵커: 나와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이적/가수: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주영진/앵커: 당연한 것들이라고 하는 노래 저때만 하더라도 일종의 완성된 작품이 아니었던 겁니까, 어떻습니까?
 
▶ 이적/가수: 저게 4월 19일었던 것 같은데요. 저날 오전에 곡을 쓰고 오후에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다가 가사를 써서 돌아오자마자 그냥 휴대전화로 촬영해서 바로 제 인스타 SNS에 올렸어요. 그러니까 갓 완성된 상태였죠.
 
▷ 주영진/앵커: 갓 완성된 상태였다? 가사도 그냥 한달음에 다 쓰신 겁니까?
 
▶ 이적/가수: 처음에는 곡을 쓰고 이 곡에 어떤 가사를 붙일까 하다가 그때 저를 비롯해서 모든 분들의 마음이 코로나 블루라는 말도 있지만 이게 굉장히 의연한 척하고 희망적인 척 끊임없이 하지만 안에서 뭔가 조금씩 조금씩 무너져내리는 것 같은 그런 기분 지금까지도 많이들 느끼실 텐데. 끝이 언제인가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 마음으로 한번 이 노래를 쓰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그 마음으로 쓰고자 했더니 정말 한달음에 그냥 한 5분, 10분 만에 완성을 했고. 보통은 곡을 만들면 이제 정식으로 녹음을 해서 나중에 이제 음원이나 앨범을 발표하는데 왠지 이날만은 저도 처음으로 그냥 이걸 날것으로 같이 공유하고 싶더라고요, 이 마음. 그래서 그 순간 이 노래를 듣고 조금이라도 저와 공감하고 조금이라도 위로가 된다면 그게 가장 큰 이 노래 만드는 사람의 역할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주영진/앵커: 가사가 제가 정확하게 기억은 못하겠습니다만 그때는 알지 못했죠, 우리가 무엇을 누려왔는지를, 누리는지를. 뭐 친구를 만나거나.
 
▶ 이적/가수: 거리를 걷고.
 
▷ 주영진/앵커: 거리를 걷고.
 
▶ 이적/가수: 친구 만나고 손잡고 껴안아주는 정말 그냥 이건 너무나 당연해서 이게 뭐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이잖아요. 그런데 이제는 누구 처음 만나도 머뭇거리게 되고.
 
▷ 주영진/앵커: 그렇죠, 악수하기도 어렵고.
 
▶ 이적/가수: 그래서 그런 것들이 돌아오겠지, 돌아올 것이다. 그래서 돌아올 때까지 그 마지막에 이런 가사가 있어요. 우리 힘껏 웃어요. 그러니까 이 웃는 것에도 힘이 필요하더라고요. 자꾸 스스로 북돋아서 그래서 힘껏 만들어서 품은 웃음으로 하루를 또 더 견뎌나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조금 전에 가사를 시청자분들께 전해 드렸는데 저는 두 번째 부분 이게 참 가슴이 아팠다고 표현하는 게 적합할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처음에는 쉽게 여겼죠, 금세 또 지나갈 거라고. 아마 2월에 코로나19가 워낙 심각해지기 시작했으니까 꽃 피는 봄이 오면. 4월, 5월 뭐 늦어도 여름이 되면 다시 예전으로 우리가 잃어버렸던 일상을 회복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그 마음이 그대로 담겼는데 사실은 저대로 되지 않았던 그 가슴 아픈 답답함 이런 것들이 잘 소화된 가사 같더라고요.
 
▶ 이적/가수: 그러니까 저희가 다른 감염병들을 겪은 적이 있으니까 물론 심각했지만 그래도 좀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이렇게 마무리가 되고는 했는데 이게 4월에 이 곡을 쓸 때 그런 얘기들이 나왔어요. 다시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언제 종식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런 얘기들이 정말 왜 터널의 빛이 굉장히 저 끝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희미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물론 끝이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만 이게 굉장히 긴 싸움이 된다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모든 분들이 좀 맥이 탁 풀리면서 우울감 같은 게 찾아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이 노래가 사실은 이적 씨가 정식 음원으로 내놓으신 것도 아니고 음반을 해서 포함시켜서 내놓으신 것도 아닌데 많은 분들이 알게 된 것은 아마 JTBC가 중계를 했던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때 아역배우들이 이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저도 봤는데 그 자리에 참석했던 배우들도 눈시울을 적시고 저도 보는 내내 좀 울컥했었는데 혹시 보셨어요?
 
▶ 이적/가수: 저도 그 시상식 끝나고 동영상을 봤습니다.
 
▷ 주영진/앵커: 어떠셨어요?
 
▶ 이적/가수: 제가 쓰고 만든 노래인데 그 아이들의 목소리로 들으니까 이게 저도 굉장히 울컥하더라고요. 사실은 저도 아이들이 있는 아빠이기도 한데. 저 정도 나이만 돼도 그래도 예를 들어 해외도 다녀봤고 이제 사람들이랑 부둥켜안고 얼싸안고 갖은 일들을 해 봤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과연 그것이 돌아올 것인가. 돌아올 거겠지만 언제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 주영진/앵커: 돌아와야죠.
 
▶ 이적/가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그 아이들이 어떻게 보면 그 가사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부를 거예요, 아마 너무 어린 친구들은. 그런데 그 상황 자체가 또 너무 슬퍼서 아마 그래서 많은 분들이 그 공연을 굉장히 사랑하셨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저는 또 그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적 씨 노래를 들을 때마다 드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노래를 아주 잘 부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노래 속에 담긴 가사의 의미. 아역배우들, 어린 아이들이 부르면 그 가사가 그대로 날아와서 꽂히는 듯한 느낌이 좀 들어요.
 
▶ 이적/가수: 그러니까 노래가 음정이 정확하고 고음이 쫙쫙 올라가고 이런 것보다 그 마음이 툭 전해질 때 가장 좋은 노래라고 생각해요.
 
▷ 주영진/앵커: 맞습니다, 맞습니다. 바로 아역배우들이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좀 들고요. 이적 씨가 이번에 당연한 것들이라고 하는 이 정말로 많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 말고 이적 씨의 노래는 대중가수, 대중가요 가수, 대중가요 작곡가, 제작자 이렇게 분류가 되기는 합니다만 좀 다른 대중가요하고는 다른 노래들을 만들어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조금 들어요. 사랑 이야기, 이별 이야기. 대부분은 이런 노래들이 많은데 이적 씨는 좀 결이 다르다. 혹시 제 느낌이 틀렸다고 생각하십니까,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 이적/가수: 물론 저도 다행이다 같은 사랑 노래도 하지만 그런데 좀 안 그랬던 노래들이 많은 사랑을 받았어서 앵커님 말씀도 맞는 것 같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래서 제 생각만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시청자분들 이적 씨 노래 아마 다들 많이 알고 계시겠습니다만 저희가 준비한 이 노래들 한번 잘 들어봐주시죠.
 
▷ 주영진/앵커: 말하는 대로라고 하는 노래 가사는 정말 저도 100% 공감했던 노래입니다. 언제 내가 한번 내 모든 것을 바쳐서 이렇게 뭐에 좀 도전해 봤던 적이 있을까. 너무 쉽게 체념했던 것은 아닌가. 시청자 여러분 정말 이적 씨 노래가 좀 남다르다 이런 생각이 드셨을 것 같은데 지금 한번 직접 곡을 만들고 부른 가수 입장, 작곡가의 입장에서 어떠세요?
 
▶ 이적/가수: 모아놓으니까 저런 노래들을 너무 했나 싶기도 하고.
 
▷ 주영진/앵커: 아닙니다, 아닙니다.
 
▶ 이적/가수: 그런데 이제 대중가요가 거의 대부분은 사랑 이야기가 될 거고 사실은 사랑 이야기가 여러 가지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기도 해요. 우리 아리랑 같은 노래도 잘 생각해 보면 사랑 이야기거든요.
 
▷ 주영진/앵커: 그렇죠, 사랑과 아픈 이별을 다룬.
 
▶ 이적/가수: 그런데 그런 가사만 쓰는 것보다는 조금 다른 우리 삶의 이야기들을 좀 계속해서 써왔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 주영진/앵커: 처음에 데뷔를 했을 때가 몇 년이었죠?
 
▶ 이적/가수: 1995년.
 
▷ 주영진/앵커: 1995년, 25년 전. 아마 집에 오는 길은 너무.
 
▶ 이적/가수: 때론 너무 길어. 달팽이였습니다.
 
▷ 주영진/앵커: 그 노래도 어떻게 저런 가사를 썼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마도 욕조에 실제로 달팽이를 보고 쓰셨겠죠? 어떠세요, 상상을 하셨습니까?
 
▶ 이적/가수: 그건 아니고요. 달팽이는 어느 날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달팽이가 바다에서 살던 어패류. 그러니까 조개 종류인데, 뭐 소라 같은 거겠죠? 거기에 진화해서 육지로 왔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 소리를 듣자마자 어? 그런데 왜 소라껍데기 귀에다 대면 싹 이런 파도 소리 들리잖아요.
 
▷ 주영진/앵커: 그렇죠.
 
▶ 이적/가수: 그럼 얘는 평생 파도 소리를 들으면서 이게 왜 자꾸 바다 소리가 들리지 생각하지 않을까? 그래서 어느 날 얘가 바다로 다시 돌아가고 싶어 하지는 않을까 뭐 이런 이제 상상을 통해서 시작된 가사입니다.
 
▷ 주영진/앵커: 언젠가 먼 훗날에 그 가사가 또 그래서 나왔던 거군요. 달팽이 속에서 그러한 것들을 연상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남다른 것 같다는 생각, 저의 생각이 틀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거위의 꿈이라고 인순이 씨가 부른 노래로 많이들 알려져 있고 각종 경연대회에서도 참 많은 도전자들이 부르는 노래인데 거위의 꿈도 직접 만드신 겁니까?
 
▶ 이적/가수: 김동률 씨하고 제가 카니발이라는 프로젝트를 했었는데 제가 작사하고 동률 씨가 작곡해서 그 앨범에 싣고 발표했던 곡이고 나중에 이제 인순이 선배님이 부르셔서 굉장히 또 많은 사랑을 받았죠.
 
▷ 주영진/앵커: 이 거위의 꿈이 아프리카에서도 불려졌다고 하는데 저희가 준비한 영상 한번 보시죠.
 
▷ 주영진/앵커: 뭉클합니다. 이적 씨가 만든 노래가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도 그래요, 나는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 또 울컥하네요.
 
▶ 이적/가수: 정말 저 가사를 쓸 때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죠, 사실. 김동률 씨 집의 한 방에서 이렇게 가사를 쓰던 장면이 아직도 선한데 그때는 이 노래가 퍼지고 퍼져서 저렇게 아프리카의 아이들이 불러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그래서 요즘에 왜 유튜브를 비롯해서 워낙 세계적으로 많이 소통이 되니까 노래 하나를 쓸 때도 아주 그러니까 저를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들었을 때도 어, 이 노래 괜찮은데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라는 어떤 무게감이 점점 더 이제 강해지는 것 같아요.
 
▷ 주영진/앵커: 저는 지금 저 영상 보면서 가수 이적 씨는 또 그 어떤 사람 못지않은 큰일을 해내고 있다라고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지구촌에 사는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노래를 만드셨다라고 하는 것은 대단한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고요. 앞으로 어떤 가수, 어떤 작곡가, 어떤 창작자로 기억되고 싶으세요?
 
▶ 이적/가수: 저는 계속 현역이었으면 좋겠어요. 요즘에 후배들이 워낙 이제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그러면 저를 좀 어려워해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저도 어렸을 때 저 정도 나이 차이가 나는, 생각해 보면 굉장히 어려워했었는데 그냥 현역으로 계속 좋은 노래를 많이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래서 그 노래들이 쌓이고 쌓여서 나중에 어떤 자기만의 세계가 있었던 뮤지션이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을 수만 있다면 좋겠습니다.
 
▷ 주영진/앵커: 지금도 이미 그런 창작자이시다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앞으로 현역으로 있으면서 더 좋은 노래 많이 들려주시기를 바랍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이적/가수: 감사합니다.
 
▷ 주영진/앵커: 이적 씨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이적 씨가 만든 코로나19가 일깨운 소중한 우리의 일상들 당연한 것들 음원을 여러분께 깨끗하게 들려드리겠습니다. 영상도 같이 덧붙여 있으니까요. 잘 봐주시기 바랍니다. 주영진의 뉴스브리핑 오늘은 여기서 인사드립니다

(SBS 뉴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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