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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뻥 뚫린' 공항 보안…분실 항공권으로 비행기 탄 10대

[Pick] '뻥 뚫린' 공항 보안…분실 항공권으로 비행기 탄 10대
10대 가출 청소년이 30대 남성의 탑승권과 신분증을 이용해 항공기에 탑승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제주지방경찰청 공항경찰대는 22일 오후 1시 45분쯤 14살 A 군이 공항에서 주운 다른 사람의 탑승권과 신분증을 제시해 국내선 출발 검색대를 통과했다고 오늘(23일) 밝혔습니다.

A 군이 주운 탑승권과 신분증은 공항에서 지갑을 분실한 33살 B 씨의 것이었습니다. 10대인 A 군은 30대의 신분증을 제시하고도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유유히 검색대를 통과했고, 항공사 바코드 검색을 거쳐 항공기 안까지 일사천리로 들어갔습니다.

그 사이 B 씨는 무인발권기에서 주민등록등본을 뽑아 가까스로 탑승권을 재발급받은 뒤, A 군이 탑승한 지 불과 1분 만에 항공기에 올랐습니다. A 군은 자리에 앉는 대신 화장실에 몸을 숨겼고, 항공기는 이륙하기 위해 활주로로 이동하기 시작했습니다.

A 군과 B 씨가 하나의 항공권으로 중복 탑승한 사실은 마지막으로 기내를 점검하던 승무원들이 화장실에서 A 군을 발견하고서야 드러났습니다. 뒤늦게 사태를 파악한 기장은 승객 195명을 태운 채 항공기를 되돌렸고, 출발 시각은 예정보다 1시간 넘게 지연됐습니다.
어른 항공권 주운 가출 청소년…이륙 직전까지 안 걸렸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공항공사 제주본부 측은 가출 신고까지 되어 있었던 A 군이 성인 신분증으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데 대해 "A 군의 덩치가 크고 마스크를 쓰고 있어 검색요원이 통과시킨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내부적으로 원인 조사와 재발 방지에 나서겠다"고 강조했지만, 허술한 보안 실태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A 군을 항공기에 태운 항공사 에어부산도 중복 탑승 사실을 알 수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제때 대처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에어부산 측은 "항공기 탑승 직전 바코드를 체크할 때 A 군에 이어 B 씨가 탑승하는 과정에서 중복 벨이 울렸다. 당시 직원이 바코드의 단순 오류로 착각한 것 같다"고 해명했습니다. 

경찰은 항공 보안법 위반, 점유이탈물 횡령, 업무방해 등 혐의를 적용해 A 군을 입건하고 범행동기와 기내 진입 과정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제주공항 관계자는 현재 관련 사건에 대한 내부 조사도 진행 중이라면서 "조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스 픽' 입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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