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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고개 숙이니 카메라가…" 화장실 불법촬영 피해자의 '호소'

최근 KBS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가 발견되고, 논란이 되자 뒤늦게 용의자가 자수하는 일이 있었는데요. 여자 화장실에 숨어서 불법 촬영을 하려다 발각된 30대 영어 강사가 구속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서울의 한 상가건물, 지난해 8월 늦은 밤 여자 화장실에 남성이 숨어 있다는 다급한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한 남성이 화장실에 숨어 몰래 옆 칸을 찍으려다 들킨 겁니다. 

경찰이 CCTV 등을 분석해 이 남성을 붙잡고 보니, 이 남성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영어 강사였습니다. 

더 끔찍한 건 학원 강사의 노트북과 휴대전화에서 나온 촬영물이었습니다. 여기서는 그가 2017년부터 2년 동안 232차례에 걸쳐 여성 신체를 찍은 불법 촬영물이 나왔습니다. 

경찰은 그를 수사한 지 8개월 만인 지난 4월 구속했습니다. 

앞서 지난 5월, 창원 마산에서도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피해자는 당시 상황을 선명하게 기억하며 괴로움을 호소했습니다. 

그는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문을 잠그는데 옆 칸에서 '덜컹' 소리가 났다"며 "이상하다 싶어서 바닥을 봤더니 사람 발과 핸드폰 절반 정도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핸드폰을 거꾸로 세워서 카메라가 밑으로 오게끔 촬영하고 있었다"며 "막상 고개를 숙였는데 카메라가 있는 걸 보니까 뇌리에 박혀서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범죄 피해 후유증으로 "정신과 병원에 두 번 정도 다녀왔다"고 고백했습니다. 

최근 5년간 적발된 불법 촬영 범죄는 한 해 평균 6천4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재범률은 높은데 처벌 수위는 낮습니다. 불법 촬영 사범 4명 가운데 3명이 재범을 하지만 지난해 실형 선고율은 12%, 집행유예는 절반을 차지합니다.

성범죄 피해자 10명 가운데 3명은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 같다'며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수사기관과 법원이 불법 촬영범죄에 엄중한 책임을 묻는다는 신뢰를 먼저 쌓아야 할 것입니다. 

언제까지 화장실 가는 것조차 걱정해야 하는 걸까요?

(취재 : 안희재, 구성 : 조을선, 촬영 : VJ이준영, 편집 : 박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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