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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의 생명도 소중합니다"…축제 같은 '항의 시위'

백악관 앞 6천여 명 최대 규모 인파

<앵커>

미국은 오늘(7일) 토요일이었는데 우리가 토요일마다 평화적으로 촛불집회를 했던 것처럼 인종차별 반대 집회를 워싱턴, 뉴욕, LA 전국에서 춤추고 노래하면서 축제처럼 벌였습니다.

먼저 워싱턴 시위 상황, 김수형 특파원 리포트 보시고 현장 또 연결해보겠습니다.

<기자>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시위의 시작점은 흑인 노예를 해방시킨 링컨 전 대통령 기념관 앞이었습니다.

링컨 기념관에 집결한 시위대는 고 플로이드 씨를 추모하는 구호를 외치며 백악관까지 가두행진을 벌였습니다.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시위대에 생수를 나눠줬고, 근처 음식점은 공짜 도시락을 만들었습니다.

[줄리아/시위 참가자 : 사회적, 정치적 정의의 관점에서 자유롭고 공정해야 합니다. 제 아이들이 백인 아이들과 똑같은 기회를 가졌으면 합니다.]

[댄/시위 참가자 : 흑인의 생명은 소중합니다. 연방 정부와 모든 사람들이 이걸 인정할 때까지 평화는 없습니다.]

백악관은 주위 2.7㎞를 에워싸는 쇠울타리 공사를 모두 끝내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높이도 한 2m가 넘는 것 같고요, 성인이 올라서도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못하도록 양옆을 전부 고정하고 연결해놓은 상태거든요.

워싱턴 D.C. 시내 주요 도로도 트럭으로 아예 막아놨지만, 백악관 앞 거리에는 이번 시위 이후 가장 많은 6천여 명이 모였습니다.

그런데 시위라기보다는 축제에 가까웠습니다.

광장과 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은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추고 노래했습니다.

축제 같은 시위 분위기는 다른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주말을 맞아 미국 전역에서 수만 명이 시위에 참여했지만, 시애틀에서 섬광탄으로 시위대를 해산한 것 말고는 큰 물리적 충돌은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앵커>

김수형 특파원, 시위 분위기가 평화적으로 바뀌니까요, 뜻이 더 잘 전달된달까요, 보기가 좋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미국 시위가 평화 집회의 본 모습을 되찾고 있습니다.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는 영국과 프랑스, 호주를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도 열렸습니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구호가 시차에 따라 전 세계 곳곳에서 울려 퍼진 것입니다.

조지 플로이드가 태어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두 번째 추도식에 이어 현지 시간 8일과 9일 마지막 추도식과 장례식이 예정돼 있는데요, 그때까지 추모 분위기 속에 시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이 시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것 같아요. 오늘 그런 글을 또 썼죠?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예상했던 것보다 시위대가 훨씬 적었다고 비꼬았습니다.

또 주방위군과 경찰이 환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했는데요, 군과 경찰의 진압으로 시위가 위축됐다는 생각을 내보인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가 당초 연방군 1만 명을 투입하려다 국방장관과 합참의장의 반대로 뜻을 접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습니다.

<앵커>

그리고 김수형 특파원도 얼굴에 이렇게 플라스틱 마스크를 썼던데,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드는 것이 코로나 괜찮을까, 이런 생각이 든단 말이죠. 어떻습니까?

<기자>

시위 참가자들도 코로나19 확산을 가장 우려하고 있습니다.

집회가 한창 진행될 때는 워낙 사람이 많이 몰려서 거리 두기 자체가 불가능하고요, 마스크 안 쓴 사람도 많고 구호를 외치다 보니 감염 확산이 우려되는 것입니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전염병연구소장도 이번 시위로 바이러스가 확산할 완벽한 조건이 갖춰졌다고 걱정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오정식, 영상편집 : 이승희·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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