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낮엔 평화 행진, 밤엔 격렬 시위…시위대 성격 달랐다

<앵커>

오늘(2일)로 8일째를 맞은 미국 시위는 앞서 보신 것처럼 마치 전쟁터같이 도심 거리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또 격렬한 충돌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낮에는 수천 명이 모여서 평화 행진을 벌이기도 합니다.

김수형 특파원이 워싱턴 시위대의 24시간을 취재했는데, 먼저 그 리포트 보시고 바로 현장 연결해 보겠습니다.

<기자>

격렬했던 시위의 흔적이 워싱턴 D.C. 건물 곳곳과 조형물에 낙서로 남았습니다.

백악관 바로 뒤 라파예트공원의 창고도 간밤 방화로 잿더미가 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에도 시위대는 백악관 근처에 또다시 모였습니다.

백인 경찰에 목이 눌려 숨진 플로이드 씨의 비극이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말합니다.

[제이다/시위 참가자 : 다음은 누구입니까? 피해자는 제 남편이 되거나, 아들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이런 일이 계속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오늘도 수천 명이 모였고 평화 행진이 시작됐습니다.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 흑인의 삶도 중요하다!]

목발을 짚고 나온 사람부터 산책하듯 개를 끌고 나온 사람, 자전거 부대, 유모차 부대도 보입니다.

미국 평화 시위

시위대에게 힘내라며 공짜로 물을 나눠주는 상인도 있습니다.

[목이 마르면 물을 마셔야 합니다. 물을 마시지 않으면 시위를 더 못하는 거잖아요.]

경찰의 폭력이 폭력 시위를 부른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캣/시위 참가자 : 경찰이 폭력 시위대를 불러냈습니다. 경찰들이 상황을 고조시키려고 했습니다.]

행진을 마치고 돌아온 시위대에게 느닷없이 최루탄이 발사됐습니다.

곤봉과 방패로 거칠게 시위대를 뚫고 들어오더니 아무에게나 주먹을 날립니다.

백악관에는 장갑차까지 등장했습니다.

야간에는 전투 헬기들이 시위대 위를 날아다니며 위협합니다.

워싱턴 D.C.에는 야간 통행금지가 발효되면서 사람의 통행이 완전히 끊어졌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군용차와 경찰차가 시위대를 백악관 몇 블록 전부터 완전히 봉쇄했습니다.

흩어진 시위대 가운데 일부는 밤이 되자 상점에 돌을 던지거나 문을 부수고 들어가 물건을 훔쳐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김수형 특파원, 뒤쪽으로 여기서도 백악관이 보이는데 지금 서 있는 곳은 어디쯤인가요?

<기자>

제 200미터쯤 뒤로 백악관이 보이는데요, 어제 트럼프 대통령이 사진을 찍기 위해 방문했던 교회 근처입니다.

지금은 차량으로 통행을 막아놨는데, 새벽에는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방패와 곤봉을 들고 모든 사람의 통행을 막았습니다.

새벽에는 주 방위권과 국경수비대까지 볼 수 있었는데요, 실탄이 장전된 기관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부대였습니다.

일부 시위대가 이들에게 접근해서 시비를 걸기도 했는데, 폭력 행위가 없는 한 충돌은 피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한국에서 뉴스를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이 인종 차별에 항의한다면서 왜 가게를 털고 또 불을 지르냐 이 부분인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코로나 사태 때는 사재기, 이번 시위에서는 약탈을 우리 국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텐데요.

약탈의 이유를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현장에서 지켜보니 낮과 밤에 나오는 시위대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대낮 시위는 지극히 정상적이고 평화로웠는데, 밤이 되면서 폭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시위 참가자가 많아지는 모습이었습니다.

격렬한 충돌이 이어지는 미국 시위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미국이 워낙 큰 사회·경제적 피해를 입었는데요, 그 울화가 다양한 모습으로 표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앵커>

그러면 미국 안에서도 그런 폭력적인 행동을 좀 우려하고 또 자제하자 이런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한 강력 대응을 천명한 만큼 일부의 약탈, 방화 때문에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정당한 시위 자체가 막힐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큽니다.

숨진 플로이드 씨의 가족들도 폭력 자제를 호소했습니다.

[테런스/故 플로이드 씨 동생 : 그들은 우리가 우리 물건을 파괴하는 걸 원합니다. 그렇게 해서는 바뀌지 않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해봅시다.]

어제 워싱턴 시위에서는 보도블록을 망치로 깨서 과격 시위를 준비하는 듯한 한 남성을 시위자들이 현장에서 붙잡아 경찰에 인계하기도 했습니다.

시위 초반에는 상점들도 무방비 상태에서 큰 피해를 봤는데, 이제는 상점 대부분이 두꺼운 합판을 문에 덧대는 공사 등으로 약탈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장현기) 

▶ "당장 무릎 치워!"…또 '목 누르기 제압'한 미국 경찰
▶ 트럼프 "쓰레기들 제압해야"…경찰 총에 사망자 나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