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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직도 고려해요"…학교 · 유치원 문 닫자 '돌봄 공백'

<앵커>

아이들 키우는 데 있어서 그동안 가정의 역할을 분담해왔던 학교나 유치원이 코로나로 문을 닫으면서 우리 사회 돌봄대책이 공백을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우리 일상과 그 이면까지 짚어보는 연속 보도, 오늘(1일)은 아이들 돌보는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정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15년 차 직장인이자 두 아이를 키우는 서미옥 씨.

새벽부터 저녁까지 쉼 없이 이어지던 일상에 최근 신경 쓸 일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코로나19로 개학이 늦어지면서 종일 집에만 머무르는 초등학생 자녀에 대한 걱정입니다.

유치원생인 둘째 자녀 앞으로 나오는 40만 원의 아동돌봄쿠폰이 도움은 되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더 길어지면 보육과 경력 가운데 선택할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집안일

[서미옥/육아 여성 : (아이) 혼자 집에 있을 때 그게 가장 걱정돼서 일에 집중을 잘 못 하겠어요. 아이가 너무 못 견뎌하면 휴직도 고려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코로나19가 한창 유행하던 지난 3월 말, 정부 연구기관 조사 결과 가정 내에서 직접 자녀를 양육한다는 답변이 전체의 73%나 됐고, 이어 조부모나 친인척의 도움을 받았다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결국 맞벌이 가정의 경우 임금이나 고용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아내가 직장을 그만둘 가능성이 큽니다.

어린이집까지 문을 닫으면서 육아 부담은 더 커졌지만 남편의 육아휴직, 또는 남편의 가사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육아 여성 A : 저는 신랑이 육아휴직 자체가 없는 회사거든요. 사람이 하고 싶어서 하는 거랑 시켜서 하는 거랑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포기가 제일 편한 것 같고.]

이른바 '독박 육아'를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육아 여성 B : 예전에는 독박 육아의 스트레스를 혼자 나가서 영화보는 것으로 풀기도 했는데 코로나가 터졌잖아요. 나갈 수가 없잖아요. 이제 해소 방법이 없고.]

[박원순/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 : 효율적이고 전문적이었던 기능들이 하나도 쓸 수 없는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고 기존에 52시간 이상의 노동을 요구했다면 (노동시간 단축으로) 가정에서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도록 (결국 노동환경을 재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난지원금이나 영유아 긴급돌봄 제도 같은 긴급 보육지원뿐 아니라 코로나의 장기화에 대비해 지속 가능한 일상적 보육체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양현철, 영상편집 : 김준희, CG : 홍성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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