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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벙커 간 트럼프 "배후는 극좌파"…시위 자극 비판

지하벙커 간 트럼프 "배후는 극좌파"…시위 자극 비판

김윤수 기자 yunsoo@sbs.co.kr

작성 2020.06.01 20:53 수정 2020.06.02 09:2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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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백인 경찰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흑인 남성이 숨진 사건, 그것을 계기로 시작된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그 사건이 일어났던 곳이 미국 중부에 있는 미니애폴리스라는 곳인데 여기서 처음 시작된 항의 시위가 보시는 것처럼 미국 전역, 엿새 만에 140개 도시로 퍼졌습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시위대가 가게를 털고 불을 지르면서 15개 주에서는 방위군 5천 명이 투입됐고, 40개 도시에서 야간 통행금지령까지 내려졌습니다. 미국에서 이렇게 많은 도시가 통행을 금지한 것은 흑인 인권운동가였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됐던 지난 1968년 이후 처음이라고 합니다.

김윤수 특파원 리포트 먼저 보시고, 바로 워싱턴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밤늦은 시간, 백악관 뒤편 광장이 불길에 휩싸였습니다.

어젯밤 불길에 휩싸인 백악관 뒤편 광장
여기저기서 최루탄이 발사되고, 경찰이 진압에 나서면서 아수라장이 됩니다.

흥분한 시위대는 워싱턴 D.C. 곳곳의 상점을 약탈하기도 했습니다.

[워싱턴 지역방송 중계 : 지금 약탈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 길 건너편에 있는 콘티넨탈 와인 가게인데요, 사람들이 상점 앞문을 부수고….]

백악관 바로 뒤에서 일어난 소동에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정도 지하벙커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뉴욕과 LA 등에서도 시민 수천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플로이드의 죽음에 항의하는 시위를 이어갔고 도시 곳곳에서 약탈과 방화가 잇따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격 시위의 배후로 극좌파 '안티파'를 지목하고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브라이언/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 이번 시위는 '안티파'가 주동하고 있습니다. 시애틀과 포틀랜드, 버클리에서 시위가 모두 그렇게 된 겁니다. '안티파'는 급진적이고 파괴적인 세력입니다.]

그러나 일부 시위 현장에서는 경찰이 인종 차별에 항의하는 의미로 시위대를 향해 무릎을 꿇으며 플로이드의 죽음을 애도했습니다.

또 다른 현장에서는 경찰이 시위대와 함께 행진하는 모습도 목격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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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김윤수 특파원, 그곳 시간이 이제 아침 7시가 막 넘었을 텐데, 뒤에 보니까 시위대가 쓴 것으로 보이는 글씨도 보이고요, 지금 시위는 잦아든 것인가요?

<기자>

지난밤 시위가 격렬했던 백악관 뒤편 라파예트광장입니다.

뒤로 보이는 곳이 어젯밤 시위대가 불을 질렀던 곳인데요, 아직까지 불이 꺼지지 않으면서 소방관들이 잔불 정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들은 아침이 되면서 모두 해산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시위대에 대한 대응 방식이 상황을 더 안 좋게 만든다, 이런 비판도 있던데, 앞서 리포트에서 이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시위의 배후를 극좌파, 이렇게 분석을 했는데 그 실체가 있는 것인가요?

<기자>

네, 이 '안티파'는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안티 파시스트의 줄임말로 보시면 됩니다.

실체가 있는 조직이라기보다는 개념적인 단어로 보는 것이 나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트럼프 대통령이 실체도 불분명한 '안티파'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겠다고 한 것은 다분히 노림수가 있어 보입니다.

극단적인 진영 논리로 몰고 가서 자신에 반대하는 세력을 테러 조직과 동일시하고, 그 반작용으로 지지 기반인 보수 우파를 결집한다, 이런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어차피 흑인들은 나를 찍지 않는다, 이런 표 계산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통령이 이렇게 시위를 진정시키기보다는 자극하고 있으니까 치안을 직접 담당하는 쪽에서는 제발 입 좀 다물어라, 이런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케이샤 랜스 바텀스/美 애틀랜타 시장 : 트럼프 대통령은 말만 하면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때로는 조용히 있는 게 나은 상황이 있는데,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발 조용히 있길 바랍니다.]

<앵커>

이런 소식을 들으면 시청자들 가운데 가족이라든지 주변 사람이 지금 미국에 있으면 걱정될 텐데, 우리 현지 교민들 가운데 피해가 있는지 혹시 파악된 것이 있습니까?

<기자>

우리 외교부 집계로는 모두 26건의 한인 상점 피해 사례가 보고가 됐습니다.

상점 피해를 입은 미니애폴리스 지역의 한 교포분과 직접 통화를 해봤는데요, 한번 들어보시죠.

[안대식/미니애폴리스 교민 : (가게 한 곳은) 전소가 됐어요. 일부분이, 쇼핑몰의 일부분이죠. 두 번째 가게는 합판 나무로 다 막았는데도 다 뚫어서 (약탈했어요.)]

LA와 애틀랜타 등에서도 피해가 잇따르고 있지만, 한인 상점만 골라서 약탈하는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이번 시위가 코로나19 재확산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 이런 분석도 있던데요?

<기자>

네, 제가 어제 시위 현장에서 보니까 대부분 시위대들이 마스크를 쓰기는 했는데 워낙 다닥다닥 붙어 있고 구호까지 외치고 있으니까 비말 감염이 실제로 우려가 됐습니다.

최루탄을 쏘면 눈물, 콧물까지 나오니까 더 걱정이 되는 것이죠.

각 주 정부들은 시위대에게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시위에 참가한 뒤에는 검사를 받아봐라, 이렇게 당부를 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박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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