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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학교가 만든 술래잡기가 더 재미있어요"

덴마크 "자유 속에 통제"

유럽의 작은 나라, 덴마크에서 지난 2월 27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보고됐습니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에서 스키를 즐기고 돌아온 남성이 덴마크의 첫 코로나19 확진자로 기록됐습니다. 이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확진자가 827명을 기록한 지난 3월 14일, 덴마크 정부는 국경을 아예 막았습니다. 이틀 뒤에는 모든 초등학교와 어린이집까지 문을 닫도록 했습니다.

저는 덴마크에서 초등학교를 다녔습니다. 함께 학교를 다니던 덴마크 친구들과 지금까지 연락하며 소식을 전하고 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 속에 초등학교 동창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했습니다.

덴마크는 지난 4월 15일, 초등학교 개학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봉쇄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등교를 시작하기는 했는데, 교실에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지금은 두 아이의 엄마인 초등학교 동창에게 물어보았습니다.

● "교실은 이렇게 변했습니다"

덴마크 초등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교실이나 운동장에서는 철저한 규칙을 따라야 합니다. 교실에는 보통 20명의 학생이 있었는데, 지금은 절반인 10명의 학생만 남아있습니다. 나머지 학생은 빈 체육관이나 야외에 설치된 임시 교실에서 생활합니다.

2인용 책상에는 학생 1명만 앉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사 현장에서나 볼 수 있는 붉은색 출입통제 테이프를 이용해 교실을 절반으로 나눈 곳도 있습니다. 수업 중에 학생들은 이 선을 넘을 수 없습니다. 학생들 간에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 측이 만든 것입니다.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쉬는 시간 중에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학생들

학생들은 3~4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으로 나뉘어 놀도록 교사가 지도합니다. 그룹이 만들어지면 학생은 다른 그룹에 있는 친구와 놀지 못합니다. 이것 역시 학생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술래잡기를 하며 쉬는 시간을 보냅니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술래잡기가 아닙니다. 학생들은 서로를 잡기 위해 뛰어다니지만 막상 손으로 잡지 못합니다. 대신 그림자를 밟으면 잡히는 술래잡기를 즐깁니다. 교사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만든 새로운 술래잡기입니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학생들을 4~5명씩 나누어 놀게 했는데, 술래잡기를 아예 금지했습니다. 대신 훌라후프를 이용해 혼자 놀 것을 학생들에게 당부했습니다. 친한 친구를 만나면 자연스럽게 포옹을 하는 덴마크 사람들이지만 이제는 교사들이 포옹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대신 2미터 떨어져서 포옹하는 제스처를 보여주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학교가 만든 술래잡기가 더 재미있어요" (위 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쉬는 시간이 끝나고 교실로 돌아갈 때는 손을 꼭 씻어야 합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보통 5~6번 양손을 씻습니다.

하교 시간을 기다리는 학부형들은 교문을 통과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대신 교문 밖에서 아이들을 기다려야 하는데, 이곳에서도 서로 거리를 두고 아이들을 기다리도록 바닥에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각 학교마다 차이는 있습니다. 또 다른 학교는 교실보다는 운동장에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운동장에 대형 텐트를 설치하고 그 안에서 2미터씩 거리를 두고 수업을 진행합니다. 아이들은 공부보다 소풍 온 것 같다면 즐거운 표정을 보였습니다.

소독이 복잡하거나 어려운 놀이 시설은 아예 갖고 놀지 못하도록 별도 장소로 옮겼습니다.

● 덴마크는 왜 개학을 서둘렀나?

다른 어떤 유럽 국가보다 개학을 서둘렀는데 이유는 이렇습니다. 맞벌이 부모가 다른 유럽 국가보다 월등히 많습니다. 2012년 OECD가 공개한 자료를 보면 덴마크 엄마들이 일을 가장 많이 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습니다. 82%나 됩니다. 엄마들을 위해 학교가 다시 문을 열었다는 설명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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