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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사드 수송 작전에 등장한 의문의 발사대들…'추가 배치' 했나

어제(29일) 전격적으로 경북 성주 소성리 주한미군 사드(THAAD) 기지로 각종 장비들이 반입됐습니다. 경찰 수천 명이 주민과 활동가들을 에워싸 차단한 도로를 통해 장비들은 기지로 들어갔습니다. 몇몇 부상자가 나오긴 했지만 다행히 큰 불상사는 없었습니다.

국방부는 미군과 사전 협의를 했고 요격 미사일, 발전기 등 노후 장비의 교체 작업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같은 장비를 1 대 1로 바꿨을 뿐 추가 배치나 성능 개량을 위한 장비 교체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럼에도 추가 배치, 성능 개량 의혹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장비는 몰라도 몇 년 동안 발사관 안에 고스란히 보관됐던 최신 사드 미사일이 바꿔야 할 정도로 낡았다는 국방부 주장이 미덥지 못합니다. 무엇보다 어제 요격 미사일 수송에 동원됐다가 기지 밖 어딘가로 사라진 발사대 3기의 정체가 의문입니다. 성주 기지 외에도 사드 발사대가 있다는 직접적 증거여서 그 용도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태훈 취파용
성주 사드기지로 들어가는 군 장비 (사진=소성리종합상황실 제공, 연합뉴스)

● 사드 발사대 최소 3기 더 있다!

현재 성주 기지에 임시 배치된 주한미군의 사드는 1개 포대입니다. 발사대 6기와 레이더, 발전기, 사격통제장치 등으로 구성됩니다. 즉 한반도에는 사드 발사대가 딱 6기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어제 사드 장비 수송 작전 중에 의문의 사드 발사대 3기가 목격됐습니다. 검은색 가림막으로 요격 미사일들을 가린 발사대 2기와 요격 미사일을 탑재하지 않은 발사대 1기였습니다. 국방부는 요격 미사일 수송 케이스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외형과 구조는 영락없는 사드 요격 미사일 발사대입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책임분석관은 "어제 요격 미사일을 옮긴 대형 차량은 사드 발사대 특유의 장치들이 모두 식별된 완전한 사드 발사대들"이라고 잘라 말했습니다.

발사관을 들어 올리는 듀얼 이렉션 실린더(dual erection cylinders)와 발사관을 세웠을 때 차체의 중심을 잡아주는 스테빌라이저(rear stabilizer)가 바로 그런 장치들입니다. 어제 요격 미사일을 옮긴 차량은 국방부 설명과 달리 듀얼 이렉션 실린더와 스테빌라이저가 장착된 사드 발사대였습니다.
어제 주한미군 성주 사드 기지의 모습

● 사드 발사대들은 다시 돌아갔다!

성주 지역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어제 오후 기지에서 발사대 3기가 다시 나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성주 기지 내 사드 발사대는 그대로 6기만 있어야 합니다. 어제 오후 SBS 취재진이 기지 뒷산에 올라가서 기지 안을 살펴봤는데 발사대들은 이전 위치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성주 기지 내 사드 발사대의 수량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다만 발사대 3기가 성주 기지에 들어갔다 나온 겁니다. 주한미군의 평택 또는 오산 기지에 추가 배치된 발사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한미군은 지난해 4월 평택 기지에서 사드 전개 훈련을 했고 그때도 사드 발사대, 발사관들이 등장했습니다. 정체들 두고 말이 많았는데 이제는 이해가 됩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발사대는 분명히 성주 기지 밖에도 몇 기가 더 있습니다.

미군의 사드 성능개량 계획은 사드 레이더는 후방에 두고 발사대만 전방에 분산해서 방어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히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현재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어제 개량형 발사대를 성주 기지에 넣고 기존 발사대를 갖고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작년 4월 주한미군 평택기지에서 실시된 사드 전개 훈련

● 벌써 요격 미사일을 교체?

기존 요격 미사일의 노후화로 인해 어제 새 미사일로 교체했다는 국방부 설명도 의아합니다. 신종우 분석관은 "사드 자체가 최신 무기체계이고, 최신 미사일은 발사관에서 15년 이상 보관 가능하도록 설계되기 때문에 장기간 성능이 유지된다"고 짚었습니다.

성주 기지의 사드 포대는 미국 텍사스 포트 블리스에 있던 것을 2017년 들여온 겁니다. 정확한 제조 일자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사드 요격 미사일이 오래된들 제조된 지 10년 안팎입니다. 발사관 안에만 보관돼 있었는데 벌써 낡아서 교체했다고 하니 영 믿음이 안 갑니다. 성능개량 미사일로 교체한 것 아니냐는 주장들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성주 주민들은 정부가 사전 협의 약속을 어기고 벼락같이 장비 교체를 했다며 분노하고 있습니다. 즉 어제 수송 작전은 비밀리에 기습적으로 이뤄졌습니다. 한미 협의 하에 교체 방식을 그렇게 결정했습니다. 방해자뿐 아니라 관찰자도 최소화한 작전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베일 속에 숨겨졌던 주한미군 사드의 의미심장한 실체 몇 가지가 드러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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