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친절한 경제] 증시 반등 이끈 '동학개미'…수익 어땠나

<앵커>

월요일 아침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늘(25일)은 증시 이야기네요.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을 했는데 그중에 우리 주식시장, 우리 증시의 반등폭이 가장 큰 편이라고요?

<기자>

네, 3월 중순에 우리를 비롯해서 세계 증시가 폭락장을 보였다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는데요, 우리의 올해 최저점은 코스피, 코스닥 모두 지난 3월 19일 목요일이었습니다.

3월 셋째 주, 정말 무섭게 떨어졌던 한 주였죠.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1,457포인트 선까지 내려갑니다.

이후 두 달 동안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해서요, 지난주 후반에는 장중이지만 코스피가 2,000선을 잠깐씩 넘기도 했고요, 코스닥지수는 1년 만에 700선을 다시 넘기면서 오히려 올초보다도 크게 올랐습니다.

최저점이랑 비교하면 코스피는 35% 이상, 코스닥은 무려 65% 이상 오른 것입니다.

세계 증시 흐름이 대체로 비슷한데, 단 낙폭과 상승폭에는 나라마다 차이가 큽니다.

한국 증시의 올해 최저점 대비 상승폭은 세계 주요국들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경제전문 통신 블룸버그가 세계 증시가 다 함께 폭락하던 지난 3월에서 24일을 기준으로 잡고요, 86개 나라의 시가 총액을 집계했는데요, 이달 21일을 기준으로 세계 증시 총액이 24% 정도 회복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기간으로 치면 28% 정도 회복해서 86개 나라 중에 23번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블룸버그가 기준으로 삼은 24일은 이미 우리 같은 경우에는 코스피가 최저점에서 150포인트 정도 회복했을 때거든요, 그래서 각국의 연중 최저점으로부터의 회복세를 살펴보면 우리 증시 반등폭이 주요국들 중에서는 사실상 가장 큰 편입니다.

<앵커>

국내 코로나19 유행이 아직 다 끝난 것도 아니고 우리 증시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나 홀로 반등을 잘하고 있는 것이죠?

<기자>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요, 순전히 한국 주식을 도대체 누가 사고 누가 팔았는가에만 집중해서 본다면요, 코로나 사태 이후 한국 증시의 지금까지 성적은 이른바 '동학개미'들, 개인 투자자들이 만든 것입니다.

3월 이후로 사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우리 주식을 20조 원 넘게 계속 팔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에 개인 투자자들이 20조 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외국인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그대로 메꿨습니다.

우리 주식시장은 굉장히 개방돼 있는 편이고요, 외국인의 비중이 높습니다.

우리 증시의 굵직굵직한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은 외국인들이다, 이것이 거의 정해진 공식처럼 굳어져 있었는데요, 이번만큼은 그 공식이 지금까지는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데다가 지금 주식을 사기 위해서 증시 언저리에서 대기하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여전히 40조 원을 넘습니다.

어마어마하게 사들였는데 아직도 투자 여력이 많이 남았다는 것이죠.

<앵커>

네, 그래서 개인 투자자들이 우리 증시를 지켰다,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 이런 분위기를 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기자>

네, 지금 상황은 여러 가지 면을 같이 좀 고려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지난 두 달 동안 개인이 우리 증시를 주도해온 것에는 긍정적인 면도 있긴 합니다.

재테크하면 부동산에 지나치게 쏠려 있던 분위기에서 주식시장으로 새롭게 관심을 갖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이 꼭 나쁘다고 볼 수 없고요, 저금리 저성장이 사실상 만성화된 분위기에서 주식을 공부하는 분들이 늘고 국민들이 기본적으로 우리 기업들에 믿음을 갖는다는 점, 또 우량주를 저가에 사서 장기투자하겠다는 분들이 많았던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른바 동학개미들이 모두 제대로 수익을 내고 있느냐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특히 원유에 투자하는 복잡한 파생상품들에 갑자기 돈이 몰리면서 거의 사고에 가까운 대규모 손실 사태가 나오기도 했고요, 지난 두 달 동안 삼성전자처럼 개인 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던 종목이 아닌 종목들이 최근에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빚내서 주식 투자가 요즘 다시 급증해서 걱정을 사고 있습니다.

4월에는 6조 원까지 줄어들었던 빚낸 투자금이 다시 10조 원을 넘겼고요,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형 종목들이 기대만큼 오르지 않으니까 좀 더 규모가 작은 종목에서 이른바 단타가 늘어나는 모습도 보입니다.

코로나19의 끝이 어딘지 아직 정확히 모르고요, 기업들이 그동안 받은 충격은 이제부터 숫자로 본격적으로 환산될 것이다는 걱정이 아직 살아 있습니다.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를 너무 미리 반영한 투자는 성급할 수 있다는 의견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고요, 적어도 빚내서 하는 투자, 또는 몇 달 뒤에 전세 얻어야 할 돈처럼 오래 묶어둘 수 없는 목돈으로 주식하는 것은 지금은 물론이고 언제든 피해야 하는 투자라는 것, 되새겨야 할 시점으로 보입니다.

<앵커>

네, 주식 투자 너무 만만하게 보지 말라는 이야기죠.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