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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금속 검출 정수기' 코웨이에 "고객당 100만 원 배상"

'중금속 검출 정수기' 코웨이에 "고객당 100만 원 배상"
정수기 물에서 유해중금속이 검출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숨겼다는 논란을 빚은 코웨이에 대해 법원이 고객당 100만 원씩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서울고등법원 민사15부(이숙연 서삼희 양시훈 부장판사)는 소비자 233명이 코웨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1심을 깨고 "정수기 대여·매매 계약을 맺은 원고들에게 1인당 1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습니다.

코웨이는 지난 2015년 정수기 렌털 고객의 정수기 냉수 탱크에서 금속 물질을 발견했고, 조사 결과 부품인 증발기에서 니켈 도금이 떨어져 나온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후 직원들이 쓰는 정수기 19대를 자체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4대의 냉수 탱크에 담긴 물에서 세계보건기구(WHO)의 평생 음용 권고치보다 높은 농도의 니켈 성분이 검출됐습니다.

코웨이는 이미 판매·대여한 정수기들의 증발기에 플라스틱 덮개를 씌우도록 조치했으나, 고객들에게는 니켈 도금에 대한 사항을 알리지 않고 "기능 향상을 위한 조치"라고만 설명했습니다.

이런 사실은 지난 2016년 SBS 보도로 세상에 알려지게 됐습니다.

이후 정부는 민관합동 제품결함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조사에 들어갔고, 문제가 발생한 모델의 정수기 100대 중 22대에서 니켈 도금이 벗겨지는 손상이 확인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정수기 때문에 건강이 침해되는 손해를 봤다며 1인당 3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문제가 된 정수기 제품 대부분에서 니켈 박리 현상이 나타났다고 볼 수 없고 소비자들의 건강이 침해됐다고 인정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원고 전부패소 판결을 내리고 코웨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정수기 부품에서 니켈 도금이 떨어져 나간 사례가 있다는 사실을 코웨이가 계약 과정에서 미리 알리지 않아 소비자들이 손해를 봤다고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정수기에서 니켈 도금이 떨어져 나오고 자체 검사 결과 물에서 니켈 성분이 검출된 사실은 코웨이가 품질을 보증한 정수기의 핵심적·본질적 기능과 설계상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판시했습니다.

따라서 "코웨이는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려 계약을 해지하거나 교환할 수 있도록 조치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원고들은 니켈 도금 박리 가능성을 알았다면 정수기 물을 마시지 않았을 것"이라며 "코웨이가 소비자들에게 고지할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계약 유지에 관한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의사 결정 기회를 박탈하는 무형의 손해를 입혔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소송을 낸 이들 가운데 코웨이와 직접 계약하지 않고 가족이 구매하거나 대여한 정수기를 사용한 6명에 대해서는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코웨이의 의무 위반은 계약 과정에 국한되므로, 단순히 고객이 정수기 물을 마셨다는 이유만으로 코웨이의 배상 책임이 발생하지는 않는다고 봤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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