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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가 된 '침'…전염병 공포에 특정 인종 · 지역 혐오

'코로나 이후 세상' 연속 보도

<앵커>

큰 감염병이 유행하는 지금 같은 상황에는 바이러스도 바이러스지만, 혐오라는 감정이 공동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어떤 혐오를 얼마나 불러일으켰을까요.

코로나 이후 세상에 대한 연속 보도, 권영인 기자입니다.

<기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입원 35일 만에 퇴원하는 환자를 만났습니다.

큰 고비는 없었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에 감염돼 한 달 이상 병마와 싸운 기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축하드립니다. 고생 많이 하셨죠?]

[코로나19 퇴원 환자 : 사실 길에서 기침하는 것도 되게 공포가 있었거든요. 감염되기 전에도. 이제 그런 것들 자체가 생활에서부터 두려운 게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새롭게 등장한 두려움의 대상 가운데 하나는 침입니다.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한건희/서울시 서남병원 가정의학과 과장 (선별진료소 근무) : 기침 반사랑 관련이 있는 부분이 건드려지면 당연히 기침이 나오게 되는데 그때 (침이) 튀죠. 튀면 보호구를 했어도 좀 걱정이 되는 부분이 있고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침에 대한 생각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아봤습니다.

지난해 상반기와 코로나19 1번 환자가 나온 지난 1월 이후를 비교했습니다.

불안, 공포, 위험 같은 단어들이 침과 관련한 부정적 감정으로 새롭게 등장했을 뿐만 아니라 언급되는 빈도도 높았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확산 과정에서 침과 달리 특정 인종과 지역, 동물 등은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집단 혐오의 대상이 됐습니다.

[SBS 8뉴스 (2020년 2월 28일) : 이탈리아에서는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 때문에 중국인이 폭행당했습니다.]

[SBS 8뉴스 (2020년 2월 5일) : 뉴욕에서는 흑인이 지하철역 안에서 여성에게 욕설을 하며.]

[SBS 8뉴스 (2020년 3월 4일) : 대구·경북 출신 학생들을 상대로 증상이 없어도 모두 코로나19 검사를.]

코로나 이후에도 언제든 불안과 공포가 만들어내는 과장된 혐오는 상식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발생된 혐오

[장덕진/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 과학적인 상식의 수준이 어느 정도 있으면 어떤 종류는 위험하고 어떤 종류는 위험하지 않겠구나 이런 식의 판단을 할 수 있고 그런 판단을 할 수 있으면 덜 무섭잖아요. 그리고 혐오도 훨씬 덜 하게 되겠죠.]

가짜뉴스를 서둘러 차단하고 과학적인 대응 방안을 빠르게 전달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잘못된 혐오를 줄이는 해법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김종우, VJ : 정영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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